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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4년 12월 19일(金)
청각장애· 자폐증… 가족 희생과 사랑이 ‘名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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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다른 아이들(1·2권) / 앤드루 솔로몬 지음, 고기탁 옮김 / 열린책들

당신의 아이가 만약 당신이 단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예외적 정체성’을 갖고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예외적인 정체성이라면 육체적인 장애나 소인증, 다운증후군, 자폐증, 정신분열증, 트랜스젠더와 게이, 강간으로 태어난 아이, 범죄자가 된 아이 같은 경우이다. 천재 신동도 부모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예외적인 정체성이다.

전미도서상 수상작 ‘한낮의 우울’의 저자인 작가 겸 저널리스트 앤드루 솔로몬은 10여 년에 걸쳐, 300가족을 인터뷰해 이에 대한 답을 좁혀 나간다. 인터뷰 대상은 책 제목처럼 부모와 다른 아이들, 특별한 정체성을 가진 아이를 둔 가족들이다.

인터뷰 분량만 4만 페이지가 넘는다니 그 방대함을 짐작할 만하다. 결과물 역시 800쪽이 넘는 책 두 권이다. 2012년에 출간돼 전미비평가협회상 및 그해 각종 ‘올해의 책’을 휩쓴 책은 극단적 도전에 직면한 이들 가족 이야기를 전하며 결국 차이를 희생과 사랑으로 품어내는 인간에 대한 감동적인 이야기로 나아간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사람들이 흔히 예외적 정체성을 가진 아이들을 보면 즉각적으로 장애 혹은 비정상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는 이분법적 사고에 의문을 제기하고, 비정상으로 치부하는 아이들의 특징들은 또 다른 ‘정체성’으로 정의돼야 한다고 제안한다. 그런 점에서 책은 양육 이야기에서 출발해 부모가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을 거쳐 인간성에 대한 이야기로 귀착된다.

저자는 아이들의 정체성을 수직적 정체성과 수평적 정체성으로 나눠 설명한다. 국적, 언어, 인종, 피부색, 넓게는 종교와 문화까지. 아이가 부모에게 직접적으로 물려받는 특징이 수직적 정체성이고, 부모로부터 물려받지 않은 고유한 정체성이 수평적 정체성이다. 저자는 수평적 정체성이 우리가 흔히 예상하는 범위를 넘은 아이들 중에서 먼저 청각장애, 소인증, 다운증후군, 자폐증처럼 명백하게 겉으로 드러난 차이와 이상으로 고통받은 가족들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어 부모에게 끝없이 나쁜 기억을 반복해 떠올리게 하는 강간으로 태어난 아이, 범죄를 저지른 아이 등 상대적으로 문제가 수면 아래 감춰진 ‘다른 정체성’을 가진 아이들 이야기를 전한다. 신동은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차이를 가진 아이지만 이들을 키우는 것은 장애아를 키우는 문제만큼이나 힘들거나, 어쩌며 더 어렵다는 점에서 매우 특이한 정체성이다. 아이가 어린 나이에 성인 못지않은 성취를 보이면 부모들은 분별을 잃고 욕심에 사로잡혀 더 높은 성취를 위해 아이들을 잔인하게 내몰기 때문이다. 저자는 피아니스트 랑랑, 바이올리니스트 바네사 메이 등 음악 신동의 사례를 추적하며 신동 역시 그저 아이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이런 점에서 독특한 정체성을 가진 아이들은 제각각 다르지만, 이들을 키우는 가족들의 아픈 경험은 보편적이다. 책 속의 많은 부모들은 결국 관대함, 수용, 인내, 희생 그리고 모든 것을 감싸 안는 사랑으로 이를 넘어선다. 실제로 저자는 인간성이라고는 전혀 없어 보이는 중증 정신질환자조차 매우 인간적일 수 있다며 그대로 방치하면 짐승에 가까웠을 수 있는 아이들이 용감하게 대처한 부모 덕분에 인간성을 발현하고, 비교적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었다고 전한다. 이들의 문제는 결국 독자들에게 근본적으로 인간적인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우리에게 ‘인간적이라는 것’에 대한 정의를 보다 더 관대하게 확장할 것을 요구한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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