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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4년 12월 19일(金)
‘In Seoul’ 천차만별 삶 움직이는 메커니즘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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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은 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한 여성이 택시를 잡기 위해 손을 흔들고 있다. 문화일보 자료사진
서울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 류동민 지음 / 코난북스

영화 ‘유브 갓 메일’을 보면 주인공 조(톰 행크스)가 스타벅스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스타벅스에서는 아무것도 결정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커피 한 잔을 사기 위해 적어도 여섯 가지 결정을 내려야 한다. 톨(tall), 디카페인, 카푸치노!”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가는 사회 속에서 스타벅스는 분명한 자신의 정체성을 규정해 주는 곳이란 의미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치고 있는 저자는 신간 ‘서울은 어떻게 작동하는가’에서 왜 이 영화의 한 대목을 책 속에 인용했을까. 저자는 덧붙인다. 수많은 커피전문점 중에서도 고유의 상징성을 지닌 스타벅스의 국내 매장 가운데 절반 정도인 300여 개가 서울에 몰려 있고, 그 가운데 종로와 강남 테헤란밸리에 집중돼 있다고. 즉, 스타벅스가 가진 상징성은 이 커피전문점이 집중된 서울의 상징성으로 치환된다.

‘말은 제주도로, 사람은 서울로’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저자의 서울 작동법에 따르면 서울도 서울 나름이다. 어디서 태어나고 어디서 자라고 어디서 일하느냐에 따라 소위 말하는 ‘인 서울(in Seoul)’의 삶도 천차만별이다. 저자가 소개하는 택시 기사의 관점으로 보면 서울은 세 권역으로 분류된다. 대학생 등 젊은이들이 모이는 2호선 건대입구역이나 홍대입구역은 유동 인구가 엄청나도 택시 승객은 많지 않다. 그들은 버스와 지하철이 끊겨도 택시 탈 돈으로 밤새 술을 마시고 학교로 가기 때문이다. 단거리 승객은 삼성동과 신사동 주변에 모인다. 대체로 강남권에 일터를 둔 중산층이 많이 찾고 거주지 역시 강남권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모범택시 기사들은 이곳으로 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시외로 나가는 지하철 환승역은 서울의 또 다른 권역이다. 일터는 서울이지만 주거지는 외곽인 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장거리 택시에 함께 몸을 싣는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분류이자 서울 내 보이지 않는 계층을 보여주는 씁쓸한 분류다. 이 외에도 저자는 서울의 아파트부터 고시원, 강남과 강북 명소 등을 종과 횡으로 살피며 서울의 의미를 되짚는다.

이 책은 물신과 배제, 추격과 모방, 능력주의의 신화라는 틀 속에서 서울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이 추상적인 개념들을 서울의 주거, 여가, 대학, 명품, 노동 등과 같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알기 쉽게 풀어냈다.

대한민국의 중심부라 불리는 서울을 더욱 세밀한 현미경으로 다시 들여다보는 이 책은 익숙한 도시의 삶 속에서 유기적으로 발생하는 메커니즘을 되짚고 의미를 되새겨본다는 측면에서 흥미롭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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