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인권 결의안’ 유엔총회 채택

북한 인권 상황의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를 권고하는 내용이 처음으로 담긴 북한 인권 결의안이 18일(한국시간 19일) 유엔총회에서 채택됐다.

이에 따라 오는 23일쯤으로 예상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 인권 상황을 정식 안건으로 상정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향후 안보리가 ICC 회부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상임이사국인 중국·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엔총회는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최한 본회의에서 유럽연합(EU)과 일본 등 60개국이 제출한 북한 인권 결의안을 상정, 찬성 116표에 반대 20표, 기권 53표의 압도적인 차이로 가결했다. 앞서 인권문제를 담당하는 유엔총회 제3위원회는 지난 11월 18일 찬성 111표, 반대 19표, 기권 55표로 결의안을 채택했다. 그때보다 유엔총회 표결에서는 찬성 5표, 반대 1표가 각각 늘어났다.

유엔총회가 북한 인권 결의안을 채택한 것은 2005년 이후 이번이 10번째지만, 올해 결의안에는 고문·공개처형·강간·강제구금 등에 대한 우려 표명과 함께 책임 규명을 위한 구체적인 조치까지 함께 담겼다. 또 유엔 안보리에 북한 인권 상황을 ICC에 회부할 것을 권고한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 내용도 포함됐다. 유엔총회가 ICC 회부 권고 조항을 담은 결의안을 채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논평을 통해 “강화된 내용을 담은 결의안이 압도적 지지로 채택된 것은 심각한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유엔과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응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면서 “북한이 이번 유엔총회 결의의 권고에 따라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을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 인권 상황은 유엔 안보리에서도 정식 안건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유력하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커 실제로 ICC 회부까지 이어질 확률은 높지 않다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신보영 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