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자료 17만 쪽 … 매달 2차례 공개변론 ‘이례적 강행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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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청구후 409일만
증인 12명·참고인 6명 신문
증거 기록 무게만 888㎏

헌법재판소는 법무부가 지난해 11월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한 지 409일 만인 19일 최종결론을 내렸다. 법무부와 통진당은 그동안 18차례 공개변론을 통해 약 17만 쪽에 달하는 증거자료를 제출하며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내란음모·선동 등의 혐의로 지난해 8월 이석기 통진당 의원에 대한 공개수사가 시작되면서 법무부는 정당해산심판 청구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9월 정당해산심판 청구 검토를 위한 태스크포스(TF)가 구성됐다. 11월 5일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법무부가 긴급 안건으로 상정한 ‘위헌정당해산심판 청구의 건’을 심의·의결했고, 당시 유럽 방문 중이던 박근혜 대통령의 전자 결재를 받아 심판을 청구했다. 법무부는 통진당 소속 국회의원의 의원직 상실, 정당 활동정지 가처분 등을 함께 청구했다.

법무부는 청구서에서 “이 의원이 주도하는 ‘혁명적 급진 민족해방(NL) 세력’이 과거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 시절의 종북 이념을 통진당에서 유지하고 있고, 그 목적이 북한의 대남 혁명전략과 같다”고 주장했다. 통진당은 “정부가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내란음모 사건을 터뜨린 후 반통진당 여론에 편승해 무리하게 심판을 청구한 것”이라며 반발했다.

헌재는 지난해 12월 24일 첫 준비기일을 연 이후 매달 두 차례씩 공개변론을 진행하면서 유례없는 강행군을 했다. 주사파 학습서 ‘강철서신’의 저자인 김영환 전 민혁당 총책 등 12명의 증인과 송기춘 전북대 교수 등 6명의 참고인을 신문했다. 법무부는 2907건, 통진당은 908건의 서면 증거를 냈다. A4 용지 16만7000쪽에 해당하는 기록은 종이 무게만 888㎏, 높이는 18ｍ에 달한다. 복사비만 수억 원이 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1월 25일 최종변론에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작은 개미굴이 둑 전체를 무너뜨린다”며 통진당 해산을 요구했다. 이정희 통진당 대표는 “정치적 의견 차이를 적대 행위로 몰아붙이지 말라”고 호소했다.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