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페이·텐페이 국내진출 가속도… 모바일 결제 시장 잠식당할 위기에

최근 글로벌 핀테크(FinTech·금융기술) 업체들의 국내 시장 진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자칫 한국 핀테크 업체들이 고사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현재 국내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만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 해외 핀테크 업체들이 앞으로 내국인을 대상으로 결제 서비스에 나설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의 알리페이와 텐센트의 텐페이가 국내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 업체는 현재 한국에서 외국인 대상 서비스만 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국내 법인 설립 등을 통해, 인허가 절차를 거쳐 내국인을 상대로 결제 서비스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연간 15조 원 규모로 성장한 국내 모바일 결제 시장이 잠식당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국내 핀테크 산업의 성장이 더딘 이유로는 국내 신용 카드사들의 기득권 지키기와 까다로운 규제가 원인으로 지적된다. 국내 결제대행업체(PG)들은 카드사와 제휴를 통해 간편 결제 서비스를 할 수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양측간 수수료 문제가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많다. PG들이 간편 결제 플랫폼을 구축하고도 카드사를 끌어들이기 어려워 가맹점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다.

PG 업계 관계자는 “간편 결제 서비스를 위해서는 모바일 플랫폼 구축 등 추가 비용이 필요하다”면서 “카드사들이 가맹점에 받는 수수료를 기존 오프라인 결제와 같은 수준으로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PG 입장에서는 많은 카드사와 제휴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미 개선된 규제도 산업을 활성화하기에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신금융협회는 최근 PG가 카드 정보를 저장할 수 있도록 허용키로 했으나, 문턱이 높아 국내 대다수 PG는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PG가 카드 정보를 저장하면 간편 결제보다 간편한 ‘원 클릭’ 결제가 가능하다. 현재 알리페이 등이 이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