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해적선’ 올라타나… ‘연봉 대박’ 욕심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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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강정호(27·넥센·사진)에게 500만2015달러(약 55억 원)의 최고 입찰액을 써낸 메이저리그 구단이 피츠버그 파이리츠로 밝혀졌다. 피츠버그는 내셔널리그(NL) 중부지구에서 2년 연속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 진출권을 따낸 강팀으로, 박찬호(41)가 메이저리그에서 뛴 마지막 팀이기도 하다. 그러나 연봉 총액이 30개 구단 가운데 26위에 불과한 소규모 구단이라 강정호가 연봉 협상에서 거액을 기대하기는 무리다.

피츠버그 구단은 23일(한국시간) “내야수 강정호와 독점적으로 교섭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피츠버그는 강정호 측과 30일 동안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협상하게 된다. 닐 헌팅턴 피츠버그 단장은 “우리 선수단에 강정호를 추가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돼 기쁘다. 강정호 측과 대화 시작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협상이 타결되면 강정호는 한국 프로야구 출신 야수로는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게 된다. 김광현(26·SK)처럼 결렬될 경우에는 내년 11월 1일까지 메이저리그에 재도전할 수 없다. 강정호는 올해 117경기에서 타율 0.356(4위), 40홈런(2위), 117타점(3위), 장타율 0.739(1위) 등 데뷔 이래 최고 성적을 냈다.

그러나 강정호가 ‘연봉 대박’을 터뜨리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야후스포츠에 따르면 강정호 에이전트 앨런 네로는 4년간 2000만 달러, 3년간 1650만 달러 또는 2년간 1200만 달러 등의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연평균 500만∼600만 달러에 달하는 거액이다.

하지만 피츠버그가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 올해 피츠버그에서 연봉 500만 달러 이상 선수는 지난해 NL 최우수선수 출신 앤드루 매커친(28)을 포함해 3명뿐이었다. 또 쿠바 출신으로 ‘부자 구단’ LA 다저스에서 뛰는 야시엘 푸이그(24)의 평균 연봉이 600만 달러다. 아시아 내야수 중 유일하게 강정호보다 높은 입찰액(532만9000달러)을 기록했던 니시오카 쓰요시(30·한신)도 2010년 말 미네소타 트윈스와 3년간 925만 달러에 계약했다. 네로가 협상 주도권을 잡기 위해 높은 금액을 부른 것으로 보이지만, 500만 달러 연봉을 고수한다면 협상은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

강정호는 투수보다 부상 위험이 적은 야수인 만큼, 장기 계약보다는 2∼3년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에서 실력을 입증한 뒤 자유계약선수(FA)로 대박을 노리는 게 낫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