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협 조합장 1360명 첫 동시 선거, 벌써 혼탁 극심

신고포상금 1억으로 대폭 상향

2015년 3월 11일 처음 치러지는 전국 동시 조합장(농·수·축협, 산림조합) 선거를 앞두고 위반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그 동안 수시로 열린 조합장 선거의 고질화된 불·탈법을 근절하기 위해 관련 법을 개정까지하면서 동시 선거로 실시하지만 극심한 혼탁양상을 보여 공염불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26일 전국 각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농협 등의 전국 1360개 조합은 그 동안 조합장 선거를 해당 조합장의 임기가 끝나는 시점에 맞춰 수시로 치렀다. 이 같은 선거로 해마다 70여 건에서 많게는 200여 건의 위반행위가 적발되자 정부는 공명선거를 위해 지난 2012년 농협법을 개정하고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규칙을 적용, 내년 처음으로 동시에 조합장 선거를 치른다. 그러나 선거 70여 일을 앞둔 지난 23일 현재 전국에서 61건의 위반행위가 적발돼 법 도입 취지를 무색케하고 있다. 61건 중 7건은 검찰에 고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2건은 수사 의뢰, 50건은 경고 조치됐다. 전북 부안의 한 농협조합장은 출마예상자에게 불출마 조건으로 현금 2700만 원을 건넸고, 충남 서산의 한 농협조합장 출마예상자는 관내 경로당에 80만 원 상당의 유류비를 지원했다. 중앙선관위는 이같이 혼탁·과열양상을 빚자 기존 수시로 실시된 조합장선거에서 내걸었던 1000만 원의 신고포상금을 1억 원으로 올렸다.

이와 관련, 경북지역 한 농협조합 관계자는 “법을 개정해도 공정선거가 무용지물이 되는 것은 조합장이 되면 1억 원의 고액 연봉과 각종 재량사업에 대한 막강한 권한은 물론, 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원 출마의 징검다리가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구 =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