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 가석방論’ 확산… 靑 “법무장관 권한”

이석현 “기업인 배제안돼”… 靑도 사실상 허용 표명

새누리당이 다음주 중 최고위원회의 논의 등을 거쳐 청와대와 법무부에 ‘경제인 가석방’을 공식 건의할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가석방 필요성을 제기한 데 이어 같은 당 이완구 원내대표도 이날 “기업인 가석방 추진을 위해 최고위원회의 논의는 물론, 야당과 협의에 나설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또 청와대는 이날 경제활성화를 위해 경제인 가석방이 필요하다는 여권 내 기류와 관련, “법무부 장관의 고유 권한”이라고 말해 경제인 가석방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형국이다.(문화일보 12월 24일자 1·3면 참조)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경제인 사면 여부에 대해 “사면에 대해서는 들은 바가 없다는 게 제 입장”이라며 “법무부 장관의 고유 권한”이라고 말했다. 민 대변인의 이 발언은 청와대가 가석방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 원내대표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경제 여건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가석방) 조건과 과정이 투명하게 갖춰지고 모든 사람이 법 앞에 평등하다는 점이 충족되면 기업인 가석방에 적극 찬성한다”면서 “특혜를 주는 사면과 법 원칙에 따르는 가석방은 구분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제가 가석방에 반대한다는 것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면서 이같이 말하고, “정부 측에서 진지한 대화를 요청하는 즉시, 야당과도 기업인 가석방 문제를 (국회차원에서)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또한 “기업인 가석방 문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다뤄지는 것도 좋은 생각이며 김무성 대표가 경제 상황이 어려운 점을 감안해 기업인 가석방 문제를 제기하는 데 대해 고마움도 느낀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김 대표가 다음주 중 정부에 어떤 형태로든 기업인 가석방 필요성을 전달할 생각”이라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자연스럽게 논의되지 않겠나”라고 전했다. 김 대표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기업인 가석방에 대한 제 입장을 이미 밝힌 만큼 더 이상 꺼낼 말이 없다”면서도 “(추가 조치는)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인 이석현 국회 부의장은 “법에 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라면 기업인이라고 해서 가석방에서 배제하는 건 옳지 않다”면서 같은 당 박지원 의원에 이어 경제인 가석방 찬성 입장을 밝혔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