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북적’ 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출국 수속 창구에서 승객들이 탑승권을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대한항공과 국토교통부 내 대한항공 출신 공무원들 사이에서 이른바 ‘칼피아(KAL+마피아)’ 유착관계가 형성되고 있던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아시아나항공의 운항정지 처분에도 칼피아가 영향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9일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사에 대한 행정처분은 국토부 행정처분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되지만, 처분 결과에는 사고 등에 대해 초기 조사를 하는 국토부 조사관들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7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발생한 착륙 사고로 3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의 중상자가 발생해 지난 11월 45일간의 운항정지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각종 사고를 낸 항공사에 대해 운항정지 처분을 내리지 않는 추세인 데다, 민간항공기구인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를 비롯해 국내외 43개 항공사는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운항정지 처분은 과도하다는 탄원서를 국토부에 제출했다. 이에 항공업계에서는 이번 아시아나항공 행정처분에 대해 국토부가 과거와 달리 전향적인 결과를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는 기대감이 모아지기도 했다.
반면 국내 경쟁 항공사인 대한항공은 ‘엄정한 처분’을 강조하며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장기간의 운항정지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이 같은 대한항공의 입장이 국토부 내 칼피아 공무원들에게도 전달돼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운항정지 처분 결과가 내려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항공안전감독관 17명 가운데 15명은 대한항공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으며, 이 가운데 약 절반인 8명은 직전 근무처가 대한항공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27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과 관련한 국토부의 조사 내용을 대한항공 측에 알려준 혐의로 구속된 국토부 김모 조사관은 대한항공 임원과 수천만 원대의 수상한 금전 거래도 해온 것으로 알려져 유착관계에 대한 정황은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또 대한항공과 국토부 공무원 간의 유착관계는 과거에도 사법 처리를 받을 정도로 유래가 깊었다는 점도 유착 논란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지난 1999년 한진그룹 탈세 사건 수사 당시 손모 서울지방항공청장과 성모 전 건설교통부(국토교통부 전신) 항공국장은 대한항공으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사건 이후 구속됐던 손 청장은 2003년 대한항공 상임고문으로 재취업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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