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환경부, 인천의 ‘선제적 조치’ 전격 수용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수도권 쓰레기매립지 사용 연장 여부를 놓고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콘래드호텔에서 윤성규 환경부 장관, 유정복 인천시장, 남경필 경기지사 등과 긴급 4자 협의체 회의를 마친 박원순(오른쪽 두 번째) 서울시장이 호텔 로비에서 서울시 관계자들과 잠시 회의를 갖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

오늘 비공개 4자협의체 회의
90분간 진지한 논의 거쳐
주변 환경 개선·주민 지원
지하철 7호선 연장 합의도

환경부와 서울시, 경기도가 수도권매립지 사용 연장과 관련한 인천시의 선제적 조치 요구를 전격 수용했다.

인천시 등은 선제적 조치 합의가 곧바로 수도권 매립지 사용 연장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밝히고 있지만 선제적 조치는 매립장 사용 연장 논의를 위한 인천시의 선결 요구 조건인 점을 감안할 때 사용 연장 문제는 사실상 합의 수순으로 들어간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 박원순 서울시장, 유정복 인천시장,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콘래드서울호텔에서 수도권매립지 사용 연장 관련 제2차 4자 협의체 비공개 회의를 열고 인천시가 요구해온 선제적 조치를 전면 수용키로 결정했다.

선제적 조치는 지난해 12월 3일 유 시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제안한 것으로 △수도권매립지 소유권과 면허권의 인천시 이양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인천시 이관 △수도권매립지 주변지역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정책 추진 등이다.

조찬을 겸한 이 날 회의에서 이들 4개 단체장은 관련 서류를 검토해가며 1시간 30분 동안 진지한 논의를 이어갔다. 회의 중간마다 밖에서 대기하던 실무자들이 회의장으로 들락거리며 관련 보고를 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당초 회의에 앞서 기자와 만난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선제적 조치 수용 여부와 관련 “웬만한 건 다 들어드리려 한다”고 답해 전격 합의가 점쳐지기도 했다.

이날 회의를 통해 도출된 ‘수도권매립지 정책 개선을 위한 합의문’을 통해 3개 시·도는 환경부와 서울시가 매립면허권 지분을 자체 재산권으로 인식하지 않으며 인천시를 위해 사용할 것, 매립지관리공사의 권리와 의무 일체를 인천시가 인수할 것 등에 대해 합의했다. 매립지 주변지역 주민들을 위해선 인천도시철도 1호선 및 서울도시철도 7호선 연장 및 조기착공, 테마파크 조성사업 등의 지원정책을 펼치기로 했다.

한편 이번 선제적 조치 합의에 따라 유 시장은 결국 매립지 2016년 사용 종료 원칙 공약을 스스로 파기해야 할 상황에 몰린 셈이어서 주민 설득 작업에 난항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