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방송 많으면 분위기 망쳐? ‘미아찾기 방송’ 안하는 스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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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 무전으로만 전파해 찾아
아이 동반한 부모들 불안 ‘외면’

최근 스키·스노보드 시즌을 맞아 스키장에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 가운데 일부 스키장에서 분위기를 해친다며 미아 안내 방송을 해주지 않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0일 주말을 맞아 중학생 조카들과 강원 홍천군 A 스키장을 찾은 김모(31) 씨는 수많은 인파 속에서 조카 한 명을 잃어버렸다. 김 씨는 외국에서 거주 중인 탓에 한국말이 서툰 조카를 찾기 위해 급하게 안내데스크를 찾아 미아 안내 방송을 부탁했다. 그러나 안내데스크에서는 방송은 할 수 없고 스키장 내에 있는 직원들에게 무전을 보내 미아를 찾으면 연락을 주겠다고만 했다.

김 씨는 할 수 없이 전화번호와 조카의 인상착의를 남긴 뒤 직접 스키장을 헤맸다. 김 씨는 안내데스크로부터 아무 연락을 받지 못했고, 두 시간 뒤 스키장 한쪽에서 울고 있던 조카를 직접 찾았다. 김 씨는 “해외에 살고 있어 10년 만에 만난 조카를 얼마 되지 않아 바로 잃어버릴 뻔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최근 일부 스키장에서 미아 안내 방송을 해주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과도한 안내 방송이 스키장 분위기를 저해시킨다는 이유에서다. 역시 직원을 통한 미아 찾기 서비스만 제공 중인 강원 평창군의 B 스키장 관계자는 “미아뿐만 아니라 외국인, 심지어 성인을 찾아달라는 요구가 많아 몇 분에 한 번씩 계속 방송을 할 수 없어 직원이 직접 찾아 안내데스크에서 인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키장 이용객, 특히 유아를 동반한 부모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주말 A 스키장을 찾은 학부모 홍모(여·36) 씨는 “아이가 혹시 유괴돼 어른과 함께 있다면 직원들이 미아로 판단하기 어렵지 않겠냐”며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알려 아이를 찾는 것이 당연한데, 스키장 분위기 때문에 방송을 안 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 C경찰서 실종수사전담팀 관계자는 “아이를 잃어버렸을 때 초기에 주변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야 아이를 찾을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