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환 기자의 부동산 깊이보기>기업형 민간 임대주택 성공 열쇠는 ‘위치’

정부가 최근 발표한 기업형 민간 임대주택(뉴스테이)공급에 대해 논란이 많습니다.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국민주택기금의 활용 적정성, 참여 민간 건설사에 대한 파격적인 지원 등이 시빗거리가 되고 있지요. 하지만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지만 중산층을 위한 양질의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정책 자체는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장기적으로 전세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방안이고요.

정부가 파격적인 지원과 세제혜택을 주는 뉴스테이는 중산층에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1차적 목표입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중산층입니다. 뉴스테이 성공의 관건이 중산층에 대한 접근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지요.

국토교통부는 대형사(브랜드아파트) 브랜드, 적정한 임대료, 공급사에 대한 파격적인 지원 등을 성공의 전제조건으로 꼽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대형사 참여를 위해 토지비용 등에 대해 파격적인 지원은 물론 취득세 등 각종 세제 혜택도 준다고 합니다. 여기에 첫 임대료도 건설사에 맡기고요.

그런데 뉴스테이 성공의 전제조건은 유명브랜드나 임대료가 아니라고 봅니다. 국토부나 전문가들은 브랜드 이미지와 임대료에 집중하고 있지만 관건은 바로 뉴스테이가 들어설 위치(사업지)입니다. 정작 뉴스테이가 필요한 사람이나 뉴스테이에 들어가 살 사람들은 위치를 최우선시하는 중산층이기 때문이죠.

지금 가장 큰 문제가 되는 전셋값 급등도 중산층이 원하는 ‘자녀교육에 좋은 곳’에 주택이 필요한 만큼 공급돼 있지 않아서 일어나는 현상이지요. 이에 따라 중산층이 오래 거주할 수 있는 품질 좋은 월세 임대주택 공급은 ‘위치’에 방점을 찍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학군 인프라가 갖춰진 강남의 공공기관 땅에 과감하게 뉴스테이를 지을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서초구에 있는 정보사 부지, 서울의료원 부지, 그린벨트를 풀었으나 미착공한 보금자리주택 부지, 기타 공공기관 건물 등에 과감하게 뉴스테이를 공급할 필요가 있지요. 그렇지 않고 공기업과 공기관이 이전한 강북의 작은 부지에 100∼300가구의 뉴스테이를 공급할 경우 슬럼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기업형 민간 임대주택 정책은 주택시장을 정밀하게 분석해 추진하지 않으면 용두사미(龍頭蛇尾)로 끝날 수 있습니다. 전 정부가 추진한 반값 아파트, 보금자리 주택 등 그동안의 공공임대 주택 정책처럼 지리멸렬해질 수 있다는 것이죠. 뉴스테이 정책이 맞춤형 지원과 규제 완화 제도 보완을 통해 항구적인 임대주택 정책으로 자리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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