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내 아이도?’… 체크리스트, 신체활동으로 보기 어려운 상처땐 의심을

인천 연수구 K어린이집 폭행 사건 이후 ‘직장맘’ 등 부모들의 걱정이 커지는 가운데 학대 아동을 선별해내기 위한 체크리스트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마련돼 관심을 끌고 있다.

대한소아응급의학회(회장 박준동 서울대의대 소아과 교수)가 보건복지부의 연구과제로 지난달 완성한 이 체크리스트는 원래 의료인을 대상으로 만들어졌지만, 부모나 일반인들도 자녀가 학대당했는지를 판단하는 데 참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학회는 우선 어린이집이나 학원 등에 외출했던 아이가 ‘가능한 신체활동’으로 설명되지 않는 손상을 입었을 때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장갑을 끼거나 양말을 신은 것처럼 보이는 형태로 화상을 입었다면, 아이의 손과 발을 뜨거운 물에 집어넣는 등의 방식으로 학대가 자행됐을 수도 있다.

또 엉덩이처럼 상처가 생기기 어려운 곳에 화상 흔적이 있을 경우도 학대를 의심해봐야 한다.

아이한테 반복적인 손상이 자꾸 생길 경우에도 학대 가능성이 있다. 예컨대 어린이집에 갔던 아이가 얼굴에 멍이 들어 왔는데 며칠 후에는 허벅지나 장딴지 등에 멍이 들거나 생채기가 났다면 학대를 의심해보라는 얘기다.

상처 부위와 이에 대한 아이의 설명이 일치하지 않을 때도 학대 우려가 있다. 학대를 당하고도 부모한테 얘기하지 말라는 억압을 받은 아이가 엉뚱한 설명을 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