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딸 흉기살해’ 태연하게 재연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피해자 가족에‘맞고함’ 19일 오전 경기 안산 살인 인질극 피의자 김상훈이 현장검증을 하기위해 피해자 박모씨의 집으로 들어가던중 피해자 가족의 항의에 맞고함을 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3일 발생한 경기 안산 주택가 인질 살인 사건에 대한 현장검증이 19일 오전 11시 경기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의 A(여·43) 씨 전 남편 B(49) 씨 집에서 피의자 김상훈(46) 씨를 상대로 진행됐다. 이날 현장검증은 범행 하루 전 오후 김 씨가 별거 중인 부인 A 씨의 전 남편 B 씨의 집에 들어가는 상황부터 시작됐다. 김 씨가 B 씨의 동거녀를 속이고 집에 들어가 외출했다 돌아온 B 씨를 살해한 뒤 차례로 귀가한 의붓딸들을 묶어 방안에 가두는 상황을 태연하게 재연했다. 이어 범행 당일 A 씨가 전화를 받지 않자 막내딸을 흉기로 살해한 과정 등까지 태연하게 재연했다. 이날 현장검증이 열린 본오동 주택가에는 아침 일찍부터 경찰의 출입 통제 속에서 취재진과 지역 주민들이 현장 재연을 지켜봤다. 또 현장검증을 위해 안산 본오동 박모(49)씨의 집으로 들어가면서 피해자 가족의 항의에 맞고함을 치는 등 반성의 기미없이 여전히 뻔뻔함을 드러내 주민들의 집단 야유를 받기도 했다.

본오동 주민 김모(58) 씨는 “인간의 탈을 쓰고 어떻게 그런 짓을 저지를 수가 있느냐”며 “아이들이 무슨 죄가 있느냐. 문제가 있으면 어른들끼리 해결을 해야지…”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주민 정모(52) 씨도 “조용하고 좋은 동네였는데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는다”며 “이제는 무서워 밤에 밖에도 못 나간다”고 말했다.

한편 안산 상록경찰서는 김 씨가 당시 환각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현장검증이 끝나는 대로 김 씨의 모발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마약투약 여부를 검사하기로 했다.

안산 = 송동근 기자 dks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