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 class='emp_01'>[단독]</em>‘빵빵한 매출’… 대전 빵집 성심당, 파리바게뜨·뚜레쥬르도 눌렀다](http://image.munhwa.com/gen_thumb/202404/2024041801072407205001_300.jpg?v=20240418163256)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15일 서울 중구 충무로 한 사무실에서 직장인이 소득공제 자료를 조회하기 위해 국세청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 웹사이트에 접속하고 있다. 뉴시스
1600만 명에 달하는 유리지갑 월급쟁이들의 최대 관심사로, ‘13월의 월급·보너스’로 불리던 연말정산이 ‘세금폭탄’으로 바뀌었다는 반발 때문에 정국이 한바탕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이번 파동은 성난 민심에 놀란 당·정이 지난 21일 다급하게 공제폭 확대와 소급입법 방침을 담은, 전례를 찾기 힘든 ‘연말정산 보완책’을 내놓을 정도로 충격이 컸다. 보완책은 세액공제 틀은 유지하면서 저출산·고령화를 해소하기 위해 다자녀 가구와 고령자에 대한 공제 혜택을 확대하는 게 골자다. 자녀세액공제 상향, 자녀 출생·입양 세액공제 신설, 독신 근로자 표준세액 공제 확대, 연금보험료 세액공제 상향을 포함해 추가납부 분납허용 등을 담고 있다. 급한 불은 끈 모양새지만 산적한 과제가 적지 않다. 교육비나 의료비가 배제된 데다 구체적인 상향 폭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3월 정부안이 확정될 때까지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오락가락하는 당정의 조세정책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고 있고 소급적용이 나쁜 선례를 남겼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연말정산 파동의 원인과 배경, 보완대책의 세부 내용, 전망 등을 짚어 본다.
1 연말정산 파동 배경
지난 15일 연말정산에 돌입하면서 지난해까지 더 낸 세금을 돌려받던 이들이 올해는 환급액이 줄거나 토해 내야 하는 사례가 빗발치면서 반발 수위가 높아졌다. 정부의 진화에도 불구, 여론은 급속도로 악화됐다.
정부가 총급여 5500만 원 이하는 세 부담이 늘지 않는다고 했지만 실제 적용해 보니 공제항목이나 부양가족 수 등에 따라 해당 구간에서도 세금이 늘어난 경우가 많아진 것이다. 별다른 공제가 없는 미혼 직장인, 지난해 자녀를 출산한 경우, 6세 이하 자녀가 2명 이상인 직장인 등 통상 예년에는 환급액이 적지 않았던 이들까지 ‘13월의 보너스’가 세금폭탄으로 변질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중산층 증세 논란이란 불에 기름을 끼얹는 형국이 됐다.
세법 개정 취지에도 불구, 정부가 세수 추계 시뮬레이션에 정확성을 기하지 않았고 국회도 정부 안을 면밀하게 심의하지 않은 게 문제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수년간 실질임금이 늘어나지 않아 가계살림이 팍팍했던데다, 새해 들어 담뱃세 인상 등이 맞물린 흐름도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 세액공제 방식 전환 이유
2013년 세법 개정 당시 정부는 과세 형평성을 높이기 위해 소득공제(所得控除·Deduction)를 세액공제(稅額控除·Tax Credit)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2013년 귀속 기준 근로소득 면세자가 전체 납세자 1636만 명의 31%(512만 명)에 달해 소득재분배 효과가 미약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자녀 인적공제와 의료비, 교육비, 월세액 등의 항목을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바꾸었다. 소득에서 공제대상 금액을 빼고 남은 금액에 구간별 세율을 적용하는 소득공제에서 소득에 대해 과세한 세금을 차감해 돌려주는 방식으로의 전환이다. 고소득자에 유리한 소득공제를 세액공제 방식으로 바꾼 것인데 고소득자는 환급액을 줄이고 저소득자는 늘리자는 것이다.
취지 자체나 방향은 맞지만 5500만 원 이하는 세 부담이 없다고 했던 것과 괴리가 발생해 정부 조세정책의 신뢰를 떨어뜨렸고 실제로 저소득층이나 중산층에서 예상보다 세 부담이 늘어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중산층이 타깃이 된 사실상의 증세라는 의견이 분출했다.
3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뀌었나
다자녀 인적공제의 경우 자녀 2명까지는 1인당 15만 원씩, 2명을 초과하는 경우 1명당 20만 원씩 세액공제가 이뤄지는 것으로 발표됐다. 종전에는 6세 이하는 1명당 100만 원, 출생·입양 시는 1명당 200만 원의 소득공제가 이뤄졌다. 이번에 다자녀 가구의 세 부담 증가 논란을 야기한 대목이다. 또 의료비, 교육비, 기부금도 소득공제에서 지출액의 15% 세액공제로 바뀌고 보장성 보험료와 연금보험료는 각 12%의 세액공제가 적용된다. 주택시장이 전세에서 월세로 바뀌는 점을 감안해 월세액 소득공제도 세액공제로 전환됐다. 고소득자에 대한 과세 역시 조정해 총급여 500만 원 이하는 80%에서 70%로 소득공제 한도를 줄이고 총급여 1억 원 초과분은 공제율을 5%에서 2%로 줄였다. 38%의 최고세율이 적용되던 과세표준 구간은 3억 원에서 1억5000만 원으로 인하했다. 신용카드 등 소득공제는 직불카드, 현금영수증, 전통시장, 대중교통 사용분에 대해 2013년 연간 사용액의 50%보다 지난해 하반기 사용액이 큰 경우, 증가 사용분에 대해 10%를 추가 공제해 모두 40%를 적용해 주기로 했다. 그러나 실제 적용해 보니 환급액이 너무 미미해 실효가 없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4 추가 납부 우려 제기 됐는데
예상보다 세금을 더 추징당하는 직장인들이 많을 것이란 지적은 지난해 8월 초에 이미 제기됐다. 한국납세자연맹은 당시 회원 가운데 약 1만682명의 연말정산 데이터로 자체 분석한 결과, 정부 세수 추계에 따라 증세가 전혀 없을 것으로 예측됐던 연봉 5500만 원 이하 중·저소득층 가운데 연봉 3000만~4000만 원 사이에서는 1인 평균 5만6442원씩 모두 893억 원가량 세금이 늘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연봉 6000만~7000만 원 사이의 경우 1인당 3만 원가량 늘어날 것이란 정부 발표와는 달리 2.6배인 7만7769원 늘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런 직장인들이 많아져 대혼란이 빚어질 것이라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맞아 떨어진 셈이다. 정부는 올 초까지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나 실제 연말 정산 돌입 후 반발이 거세지자 “올해 개별 세 부담 변화를 분석해 간이세액표 개정 등 보완방안을 내놓겠다”고 했고 이후에도 진정되지 않자, “총 급여 5500만 원 이하자 중에서 예외적으로 부양가족공제, 자녀의 교육비·의료비 공제 등을 적용받지 못해 세 부담이 증가할 수 있는데 이는 개인적인 사정에 따른 불가피한 것”이라고 한발 물러서면서도 애매한 입장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 비판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보완대책을 내놓았다.
5 ‘싱글세’논란
정부가 5500만 원 이하 직장인은 증세효과가 없다고 했지만 부양가족공제나 의료비, 교육비 등 별도의 특별공제를 받지 못하는 연봉 2360만~3800만 원 사이의 미혼 직장인의 경우 최고 17만 원이 증세되는 등 ‘싱글세’ 효과가 나타났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미혼이거나 부양가족이 없는 이들이 정당한 이유 없이 더 많이 증세된다는 논리다. 정부도 이번 보완책에서 독신근로자의 경우 다가구 근로자보다 특별공제 혜택 적용 여지가 크지 않다고 판단해 표준세액공제(12만 원)를 상향해 조정키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독신근로자는 특별공제 혜택을 적용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싱글세 논란도 있는 만큼 독신자의 세 부담을 줄여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6 출산·자녀공제 어떻게 바뀌나
자녀 2명까지 각 15만 원, 2명 초과 자녀에 대해 1명당 20만 원씩 공제하는 자녀세액공제를 상향 조정한다. 예를 들어, 자녀가 3명인 경우 올 연말정산 시 50만 원(15만 원×2+20만 원×1명)을 공제받는데 공제액을 높여서 돌려받는 액수를 늘린다는 것이다. 주호영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의장이 “첫째 아이에게 얼마를 줬다면 둘째는 그의 2~3배씩 줘야 한다”고 말한 데 따르면 첫째는 15만 원, 둘째는 30만~40만 원 식으로 공제액이 늘어날 가능성이 거론된다. 자녀 구간별로 5만~10만 원 수준에서 책정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2013년 세법개정 때 폐지했던 출생·입양 공제 혜택도 다시 도입한다. 법 개정 전 소득공제 방식으로 자녀 1명당 200만 원이 공제된 바 있는데 이와 비슷한 수준에서 액수가 결정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중간 정도의 소득세율인 15%를 가정했을 때 200만 원의 소득공제 시 대략 30만 원 정도 혜택을 받았다.
7 노후 연금보험 공제 확대는
당정의 연말정산 보완책에 따르면 당정은 노후생활 보장을 위해 12% 수준으로 정해진 연금보험료 세액공제도 확대키로 했다. 인상폭은 3%포인트 안팎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예컨대, 지난해 1년간 연금보험료로 100만 원을 납입한 경우 당초 12만 원만 공제받는데 만약 3%포인트 인상된다면 추가 3만 원 정도를 더 돌려받을 수 있는 셈이다. 공제 한도액인 400만 원을 꽉 채워 넣었을 경우는 48만 원을 받았는데 60만 원까지 받을 수 있게 된다. 단, 한도액을 400만 원에서 더 올려주는 방안은 검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8 공제액 얼마나 늘어나나
당정이 마련한 보완책은 자녀 세액공제, 출생·입양 공제, 독신근로자 공제, 연금보험료 공제 상향 조정이 골자다. 정부는 구체적인 액수는 오는 3월 말까지 연말정산 결과를 분석해 보고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액수가 확정되면 새누리당은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과 협의해 오는 4월 소득세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처리할 계획이다. 당정은 특히 이번 연말정산 대상인 지난해 귀속분 소득에 대해서도 소급적용을 추진한다.
한편, 납세자들도 연말 정산 과정에서 놓치기 쉬운 소득공제 항목이 적지 않은 만큼 잘 찾아보면 세금을 추가로 줄일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만 60세 미만의 부모님은 기본공제 대상은 아니지만 만약에 소득금액이 연간 100만 원 이하라면 부모의 의료비·신용카드 사용액을 자녀가 공제받을 수 있다. 암이나 중풍, 치매 및 희귀난치병을 앓는 중증 환자는 세법상 장애인이기 때문에 나이와 관계없이 기본공제 150만 원, 장애인공제 200만 원에 더해 총급여의 3%를 초과하는 의료비를 최고 한도 없이 공제받을 수 있다. 국제결혼을 한 경우에도 해외에 거주하는 배우자 부모에게 생활비를 송금해주고 있다면 해당 금액에 대한 소득공제가 가능하다.
9 추가납부 분납 가능한가
정부는 연말정산 결과 추가로 세금을 더 내야 할 경우 분할납부가 가능토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올해 연말정산도 때부터 가능한지는 지켜봐야 한다. 연말정산 추가 납부세액 발생 시 분할 납부하는 것 역시 소득세법을 개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국회와 협의해 이른 시일 내에 세법 개정을 추진, 올해부터 적용 가능한지 여부를 확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만약 지난해 귀속분 소득에 대해 소급적용이 이뤄지면 종합소득 신고가 이뤄지는 5월쯤 환급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당정은 내다보고 있다.
10 ‘13월 세금폭탄’ 논란 해소될까
당정이 긴급 당정협의를 열고 연말정산 보완책을 내놓으며 급한 불은 껐다고 하지만 ‘13월의 폭탄’ 논란이 수그러들 것으로 예단하기에는 일러 보인다. 우선 실제로 얼마만큼 공제혜택이 늘어날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납세자들이 돌려받을 수 있는 돈이 어느 정도인지 불확실하다. 당정이 올해 연말정산과 관련해 소급적용을 한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소급적용이 전례가 없는 만큼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도 미지수다. 소급적용이 나쁜 선례를 남긴 점, 정부에 대한 신뢰가 깨진 것 역시 정부나 정치권, 향후 조세정책 운용 측면에서 매우 우려스럽고 고민스러운 대목이다.
조세정책 전문가들도 여론의 질타를 받은 부문만 ‘땜질’식으로 부분 보완을 했기 때문에 미흡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홍기용 한국세무학회 회장은 “현재 세액공제율은 소득수준과 세액수준에 따라 차등을 두지 않고 일률적으로 15%로 정해 놨는데 당정의 보완대책에 특별공제 항목에 대한 차등 공제율이 빠졌다”며 “특별공제 단일률을 건들지 않으면 다른 항목에서 공제율을 조금씩 올려준다고 해도 별로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회장은 “자녀가 많을수록 의료비나 교육비를 많이 쓰고 세금 차이가 모두 여기에서 나오는데, 의료비나 교육비에 대한 언급 역시 이번 합의안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기회에 큰 틀에서 조세정책에 대한 중장기적인 대응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는 배경이다.
이민종·박수진 기자 horiz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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