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대통령·내각 전격 사퇴 발표

시아파 반군 후티의 무력 위협으로 쿠데타 위기가 고조됐던 예멘에서 대통령과 내각이 전격 사퇴를 발표했다. 정부와 후티가 권력 분할에 합의한 지 하루 만에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예멘 정국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으로 치닫고 있다.

22일 AP, AFP, 로이터 등에 따르면 압드라보 만수르 하디 예멘 대통령은 이날 의회에 사임 의사를 밝혔다. 하디 대통령은 의회에 전달한 서한에서 “예멘이 완전한 교착상태에 내몰렸다”며 “더는 (대통령으로서의) 목적을 이룰 수 없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 하디 대통령은 2012년 ‘아랍의 봄’으로 물러난 독재자 알리 압둘라 살레 전 대통령의 뒤를 이어 정부 수반에 올랐다. 과도정부를 이끌며 총선과 대선을 실시, 정권을 새 정부에 이양하기로 했지만 결국 후티 반군의 득세에 항복을 선언한 것이다. AFP는 예멘 정부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 의회가 대통령의 사임을 거부한 상태라고 보도했지만 권력 공백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이 사임 의사를 밝힌 것은 칼리드 아흐푸드 바하흐 총리와 내각이 대통령에게 사퇴 의사를 밝힌 직후로 알려졌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