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호 ‘코코’ 폐업… 개그맨 30명 “그래도 함께 간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코코엔터의 맏형 역할을 했던 김준호(왼쪽에서 네 번째)와 김대희(다섯 번째)가 후배 개그맨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준호,자비로 출연료 일부 지급

개그맨 김준호가 공동 대표를 맡았던 코코엔터테인먼트가 폐업을 결정한 가운데 30여 명의 소속 개그맨이 “함께 움직이겠다”고 뜻을 모았다.

지난해 12월 대표이사 김모 씨의 횡령 사실(문화일보 2014년 12월 18일자 15면 참조)이 알려진 후 대책을 모색하던 코코엔터는 수십억 원의 부채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폐업을 선언했다. 코코엔터 측은 26일 “김 대표가 해외로 도주한 후 추가 우발 부채가 수면 위로 드러났고 그 금액은 1월 현재 수십억 원에 이른다”며 “김 대표는 소속 개그맨들의 출연료와 임직원 급여로 사용될 회사자금마저 추가로 횡령했고 나머지 주주들은 그를 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소한 후 수년간의 횡령을 입증할 증거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등기상 대표는 아니지만 매니지먼트를 총괄하고 있던 김준호는 이번 사건으로 피해를 본 후배들을 돕기 위해 자비를 들여 일부 미지급 문제를 해결했다. 코코엔터 측은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후배들을 위해 김준호가 자비로 출연료를 줬다”며 “김준호와 코코엔터는 나머지 임직원들의 미지급 월급과 퇴직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코엔터의 폐업 결정에도 불구하고 김대희, 김준현, 이국주, 김지민을 비롯해 30여 명의 개그맨은 소속사를 떠나지 않고 사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이들을 영입하기 위한 유수의 연예기획사들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그들은 실리보다 명분에 무게를 실었다. 몇몇 개그맨들의 경우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대다수는 “한 배를 타겠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김대희, 김준현 등 평소 후배들에게 신망이 두터운 선배 개그맨들을 중심으로 결속을 다지고 있다”며 “김준호는 코코엔터 횡령 사태를 마무리 짓는 것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나머지 개그맨들이 함께 움직일 수 있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코코엔터에서 함께 일하던 매니저와 홍보 담당자 등도 남아 기존 업무를 계속한다. 이 관계자는 “뜻하지 않은 횡령 사태로 타격을 입었지만 남은 이들 간의 신뢰는 더욱 돈독해졌다”며 “물론 피치 못하게 함께 움직이지 못하고 다른 길을 선택하는 이들도 생기겠지만 그들의 의견도 존중한다. 이번 횡령 사건으로 상처를 입은 모든 이들이 어느 곳에서든 각자의 영역에서 제 몫을 다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