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인적쇄신’>‘3인방 건재’… 여권서도 ‘우려’ 해당부처는 ‘곤혹’

안봉근 이동한 홍보수석실 국정홍보 중심으로 개편될듯
“새 청와대비서실장 임명돼도… 강한 리더십 어려울수도”우려

23일 전격적인 청와대 조직 개편에도 ‘문고리 3인방’은 여전히 청와대 내 건재한 상황에 대해 여권 내에서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안봉근 전 제2부속실 비서관이 정부부처 대변인실과 수시로 소통하는 역할인 홍보수석실 국정홍보비서관으로 옮겨간 것을 놓고 중앙부처 관계자들은 곤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각 부처의 국민소통 창구를 담당하는 자리의 성격을 감안할 때 안 비서관이 또다시 ‘왕 비서관’으로 군림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정부뿐 아니라 여권 내에서도 나오고 있다.

한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는 26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결국 이재만 총무비서관은 그대로 자리를 유지했고 정호성 제1부속실 비서관은 기존 역할보다 더 큰 임무를 부여받게 됐다”며 “안 비서관도 홍보수석실로 수평 이동하면서 오히려 3인방의 역할이 더 커진 모양새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 인사는 “결국 김기춘 비서실장이 교체되고 새로운 실장이 오더라도 강한 리더십을 갖고 끌고 가기는 힘든 구조가 됐다”고 토로했다. 안 비서관의 이동으로 홍보수석실은 전면적인 개편이 불가피하게 됐다. 안 비서관을 포함해 춘추관장도 교체되는 등 비서관 중 절반이 교체된 데다, 안 비서관이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인 만큼 기존 국정홍보비서관의 역할 이상을 수행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 과정에서 윤두현 홍보수석 등과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 파악에 능한 안 비서관이 부처별로 박근혜정부 국정 과제를 기획하고 실행에 옮기는 데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도 나오지만, 안 비서관이 임명 초기 성과가 여의치 않을 경우 다시금 ‘3인방이 대통령을 좌지우지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안 비서관과 보조를 맞춰야 할 각 부처 대변인실도 ‘비상’이 걸렸다. 국정홍보비서관은 매주 각 부처 대변인들과 함께 박근혜정부의 국정 철학을 알리고 홍보 방향을 조정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박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깊이 있고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안 비서관이 부처별 홍보 방향과 계획을 수립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의 여파로 사실상 ‘문책’ 당해 옮겨온 자리가 정부부처의 홍보 전략을 총괄하는 자리라는 점은 그만큼 안 비서관이 핵심 ‘실세’임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적 시각도 있다. 안 비서관이 국정 홍보와 무관한 분야에서 주로 활동해 온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한 여론조사 기관 관계자는 “차라리 3인방 중 한 명이라도 청와대 밖으로 보내는 것이 그나마 국민들한테 보여줄 수 있고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후속 조치였는데 기회를 놓쳐버렸다”고 설명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