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가치 오름세 전환… ‘버팀목’ 수출 흔들

일본을 비롯한 주요국의 양적 완화 정책과 미국 달러화 강세 흐름 등의 영향으로 원화 가치가 오름세로 돌아섰다. 반면 엔화 가치는 역대 최저치까지 떨어져 수출 가격경쟁력에서 밀리면서 수출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30일 한국은행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은 2014년 12월 현재 110.44로 전월 대비 1.15% 상승했다. 원화 실질실효환율은 지난해 9월 112.94를 기점으로 10월 110.93, 11월 109.18로 하락했다. 그러나 일본은행(BOJ)이 지난해 10월 말에 추가 양적 완화에 나서고, 미국 경기 회복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12월에 원화 가치가 상승세로 돌아섰다.

실질실효환율은 61개국의 물가와 교역 비중 등을 반영한 환율로 각국 화폐의 실제 가치를 파악하는 데 사용된다. 실질실효환율이 100을 넘어설 경우 기준연도인 2010년에 비해 고평가된 것을, 100 미만일 경우 저평가된 것을 의미한다.

원화의 가치가 이처럼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수출품목의 가격 경쟁력 유지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또 올해 들어 유럽연합(EU)이 대규모 양적 완화를 결정하고, 캐나다와 덴마크, 인도 등 세계 각국이 기준금리를 줄줄이 인하함에 따라 원화 가치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까 우려된다. 실제 지난해 말 1099.2원이던 원·달러 환율은 29일 현재 1082.9원으로 하락(원화 가치 상승)했다. 특히 일본의 엔화 가치가 역대 최저치까지 떨어져 우리나라 수출에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엔화의 실질실효환율은 2014년 12월 현재 전월 대비 1.20% 하락한 69.12를 기록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94년 이래 최저치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