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겸직 장관 투표 유도하나

與원내대표경선 ‘朴心’논란
유승민 “오해 살 수도” 불쾌
이주영 “정당한 한 표 행사”

새누리당의 원내대표 경선이 ‘친박(친박근혜) 대 비박(비박근혜)’의 구도 속에 오는 2월 2일 오전 치러지는 가운데 느닷없이 ‘박심(朴心)’ 논란이 일고 있다.

청와대는 2월 3일 오전 10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교섭단체대표연설이 열리는 점을 고려, 국무회의를 정기적으로 하는 화요일에서 월요일인 2일 오전 10시로 옮겨 개최한다고 국무위원들에게 통보했다가 다시 이를 3일로 원상 복귀시키기로 한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이를 두고 청와대가 2일 예정된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을 의식해 국무회의를 다시 원래 날짜로 옮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친박 인사들로 각료에 차출된 국회의원 겸 국무위원들에게 경선 투표를 할 수 있도록 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30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3일 열리는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가 2일로 당겨졌다가 3일로 다시 옮긴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당초 2일로 당겨졌던 것은 교섭단체대표연설에 관례대로 장관들이 참석해야 한다는 차원”이라며 “그러나 다시 3일로 돌아간 이유는 정확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복수의 국무위원 측에 확인한 결과 이 같은 발언은 사실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또다시 박심 논란이 불고 있다. 만약 국무회의가 2일 개최된다면 현직 의원인 장관들의 원내대표 경선 투표 참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3일 열릴 경우 투표 참여는 장관들의 선택에 달리게 되는 셈이다. 현재 현역 의원인 장관은 최경환 경제부총리, 황우여 사회부총리,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등 3명이다.

이에 대해 비박계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유승민 의원 측 관계자는 “장관들의 투표 참여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청와대가 원내대표 경선에 개입한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경쟁자이자 전직 해양수산부 장관인 친박 성향의 이주영 의원 측은 “장관도 의원인 만큼 정당한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반응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