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lobal Focus >‘아랍의 봄’ 넘긴 압둘라 국왕 이번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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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방문 중이던 압둘라(53·사진) 요르단 국왕은 마즈 알카사스베 중위의 살해 사실이 공개된 뒤 4일 급거 귀국했다. 요르단인 수천 명이 국왕 도착 시각 전, 퀸 알리아 국제공항에 모여 이슬람국가(IS)를 강력히 규탄하고 국왕을 지지하는 집회를 가졌다. 압둘라 2세 국왕은 TV 성명을 통해 전 요르단 국민과 함께 IS에 대한 단호한 응징을 역설했다.

알카사스베 중위 석방 문제를 둘러싸고 요르단 정부가 IS 측과 지루한 협상을 벌일 때 일각에서는 왕정책임론을 제기하며 요르단 정부의 무능을 비판하는 여론이 확산됐지만 IS의 화형 쇼크 이후 왕정지지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압둘라 국왕은 1999년 아버지 압둘라 1세 국왕으로부터 왕위를 물려받은 뒤 16년째 인구 800만의 요르단을 이끌고 있다. 요르단은 ‘아랍의 봄’ 사태 때에도 시리아나 리비아와 달리 왕정이 무너지거나 정치 체제가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은 나라다. 아랍의 봄 물결이 요르단으로 파급되기 전 압둘라 국왕이 예방적 개혁조치에 나선 덕분이다. 그런 압둘라 국왕이 IS 위기 사태도 슬기롭게 극복할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압둘라 국왕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IS 공습작전을 벌일 때 어느 나라보다도 적극 협력했다. IS 척결이라는 당면 목표는 곧 왕정 유지의 기반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알카사스베 중위의 참혹한 죽음이 향후 요르단 정국에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는 아직 미지수다.

일단 상처 난 애국심을 복원하기 위해 요르단이 뭉쳐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으면서 미국 주도의 공습작전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압둘라 국왕에 대한 지지는 높아지고 있지만 국면이 변화될 경우 여론이 반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3일 가디언은 “국민들의 애국심과 국가적 프라이드가 상처를 입었지만, 알카사스베 중위의 사망 사건이 어떤 식으로 급변 사태를 몰고 올지 예측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