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작품 속 죽음에 대한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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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성에 관한 사유들 / 빅터 브롬버트 지음, 이민주 옮김 / 사람의무늬

누구나 죽는다. 인간의 한계이자 조건인 동시에 인간을 존엄하게 만드는 원천. 따라서 ‘인간 유한성’에 대한 사유는 시대를 불문하고 끊임없이 지속된다. 이 책은 여러 문학 작품 속에 편재된 ‘죽음’에 대해 저자의 사적인 감상을 담았다. 그러나 인간의 유한성이 결코 죽음과 동의어는 아니다. 80대에 접어든 저자는 “문학 자체는 언제나 삶의 편에 서 있다”며 “전쟁의 야만성이나 죽음에 대한 이야기들은 우울한 그림자를 극복해 나갈 수 있게 해준다”고 고백한다. 인생의 황혼기에서 바라본 레프 톨스토이, 토마스 만, 프란츠 카프카, 버지니아 울프, 알베르 카뮈…. 19∼20세기를 대표하는 중요한 문학가들의 작품이 저자 개인의 성숙한 사유와 어떻게 어우러질까.

저자는 ‘이반 일리치의 죽음’(톨스토이)이나 ‘베네치아에서의 죽음’(토마스 만)의 주인공처럼 개인이 죽음과 사투를 벌이는 과정을 살피기도 하고, ‘핀치 콘티니 가의 정원’(조르조 바사니), ‘이방인’(카뮈), ‘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자’(프리모 레비)에서 드러나는 한 문명 전반의 파괴라는 주제를 탐구하기도 한다. 인간이 언젠가 죽는다는 진리에 기반을 둔 저자의 철학적인 사색은 단순한 문학 비평서를 넘어 감동적이고 기품 있는 에세이를 만들어냈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