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전문대생이 명문대생 제치고 NTT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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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벌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기업 현장에 맞는 실무능력과 자신감, 열정을 갖추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심각한 취업난 속에 국립대 진학을 마다하고 지방 전문대를 택한 한 여학생이 국내 명문대 학생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일본 내 굴지의 통신기업인 NTT그룹에 취업해 눈길을 끌고 있다. 대구 영진전문대는 지세리(여·22·컴퓨터정보계열 3년·사진) 씨가 최근 일본 굴지의 통신기업인 NTT 계열 NTT 커뮤니케이션에 최종 합격해 출국을 기다리고 있다고 9일 밝혔다.

이 기업은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개최된 연례 일본기업 채용박람회를 열었으며 최근 8명의 국내 대학생을 선발했다. 그 결과 수백 대 일의 경쟁률 속에 서울대, 성균관대, 서강대 등 서울 소재 대학교 출신과 함께 지방대, 그것도 전문대 출신으로는 유일하게 지 씨가 최종 합격의 영광을 안은 것으로 밝혀졌다.

고향이 전남 순천인 지 씨는 “지난 2011년 전남대 컴퓨터공학과 수시 1차에 합격해 수능 최저 등급만 만족하면 입학이 가능했지만 대구에 있는 이 대학을 택했다”며 “이 대학은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실무중심으로 양성하는 이른바 ‘주문식 교육’을 해 취업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 생활 동안 웹사이트를 직접 제작하거나 프로그래밍을 하는 실무능력을 익히고 일본어 질의에 답변하는 형식의 구술테스트를 담당 교수와 수시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정보기술(IT) 동향을 파악하고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기 위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에 ‘뉴비프로그래머’라는 그룹을 만들어 유용한 관련 기사를 공유하고 NTT그룹의 신기술 적응력을 체계적으로 익혔다”고 덧붙였다. 그는 2학년 여름방학 때는 대학에서 추진하는 일본 현지 학기제에도 참여해 기업체 견학과 언어, 문화도 습득했다. 지 씨는 “NTT그룹은 장래를 펼칠 회사로 생각했지만 스펙이 문제가 될 것이라는 불안감에 고민을 많이 했다”며 “그러나 철저한 회사 분석과 경쟁력을 키운 게 글로벌 대기업 취업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한편 영진전문대는 주문식 교육을 통해 2012년 37명, 2013년 41명, 2014년 68명에 이어 올해엔 90명의 학생이 해외 기업에 취업했다고 밝혔다. 최재영 총장은 “학생들이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현지 학기제를 적극 추진하고 현장실습 등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맞춤형 교육을 더욱 내실 있게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