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 9일 연휴’… 해외여행 질병 주의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설 연휴 기간 해외 여행객이 급증해 현지 풍토병 등의 전염성 질환 감염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최근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는 해외여행객들이 해외유입감염병에 대비해 설치된 열감지기를 통과하고 있다. 뉴시스

길거리음식-동물 접촉 피해야… 열대지방선 ‘모기기피제’ 사용

입국 때 몸의 이상 반드시 신고… 질환따라 최대 1년까지 잠복기

다음 주면 설날을 맞아 최소 5일간의 연휴가 시작된다. 설 연휴 전인 월요일과 화요일에 휴가를 내면 최대 9일간 쉴 수 있어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해외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여행일정 점검도 중요하지만, 해외감염병에 대한 준비도 필수다. 해외에서는 우리나라에 없는 감염병이 많고, 이에 대한 면역력이 없는 한국인 여행객이 감염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 여행지는 방문 국가·목적 등에 따라 감염 위험성이 각기 다르고 질병 위험 수준도 달라, 여행지별로 미리 꼼꼼히 파악하지 않으면 여행자가 발생상황에 대처하기 어렵다. 해외유입감염병 중에는 예방접종을 하거나 예방약을 복용함으로써 예방 가능한 질환이 있으며, 백신이나 예방약이 개발돼 있지 않은 경우에도 사전 교육 등을 통해 감염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해외여행 관련 환자의 40%만이 여행 전에 진료를 받은 것으로 보고될 정도로 사전 준비는 부족한 게 현실이다.

◇여행 전 = 여행 전 임신 여부와 감염성 질환, 호흡기 질환 등 자신의 건강상태가 항공여행에 적합한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또 방문하고자 하는 국가의 감염병 및 안전 등 위험요인을 사전에 알고 준비해야 한다. 국가별 감염병 정보는 질병관리본부 해외여행질병정보센터 홈페이지(http://travelinfo.cdc.go.kr)와 질병관리본부 애플리케이션 ‘mini’에서 제공하고 있다. 국가별 안전정보는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www.0404.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출국 4∼6주 전에 보건소 또는 종합병원(감염내과, 해외여행 클리닉 등)을 방문해 반드시 의사 상담 후 해당 방문국가에 필요한 예방접종(예방약) 처방을 받아야 한다. 대개 아프리카나 중남미는 황열 예방접종이 필수이며, 사우디아라비아는 수막구균성 수막염 예방접종이 필요하다. 예방약 없는 감염병은 뎅기열, 세균성 이질(여행자 설사), 에볼라바이러스병 등이 있으며 감염되지 않으려면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하고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좋다.

여행자가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여행 동안의 만성질환 관리계획을 세워 복용 약을 챙겨야 한다. 또 비상시 현지 의료기관을 방문할 경우에 필요한 영문 처방전도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 그 외에도 두통·여행자 설사 등을 대비해 상비약을 준비하고, 여행 전 적절한 여행자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여행 중 = 건강 안전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우리나라 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감염되는 질환은 세균성 이질, 말라리아, 뎅기열이다. 모기 매개 질환(말라리아, 뎅기열 등)에 노출되지 않으려면 외출 시 긴소매, 긴바지, 모자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말라리아모기가 극성을 부리는 시기(황혼에서 새벽까지)에는 방충망이 설치되거나 에어컨이 잘 작동되는 방에 머무르는 것이 좋다. 또 오지, 시골을 방문해야 할 경우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음식은 완전히 익혀 먹어야 하고 길거리 음식은 가급적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생수나 끓인 물, 탄산수를 마시는 것이 좋으며 유제품도 삼가는 것이 안전하다. 또 개, 가금류(닭·오리 등), 낙타 등 동물과 직접 접촉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만일 광견병 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되거나 감염된 동물에게 물렸거나 긁혔을 경우, 비누와 물로 상처 부위를 깨끗이 씻고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여행 중에 고열, 설사, 구토 등 증상이 나타나도 현지 의료기관을 방문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여행 후 = 국내 입국할 때부터 발열, 설사, 구토 등 증상이 있으면 항공기 안에서나 공항에서 건강상태질문서에 기재한 후 공항·항만 국립검역소 검역관에게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 감염병에 노출됐어도 질환에 따라 잠복기가 다르기 때문에 귀국 후 짧게는 수일, 길면 수개월(최대 1년) 내에 고열·설사·구토 등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 경우 가까운 보건소나 종합병원(감염내과, 해외여행클리닉 등)을 즉시 찾아 최근 여행한 국가를 알리고 상담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 대부분의 질병 초기 증상은 감기 증상과 비슷해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 질병이 악화할 수 있으므로 적기에 의료진의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여행 전 말라리아 예방약을 처방받아 복용한 경우에는 귀국 후에도 남은 약을 일정 기간 복용하는 것이 좋다. 특이한 증상이 없어도 만성질환(심부전, 당뇨, 만성 호흡기 질환 등)을 앓고 있는 경우, 여행하는 동안 심한 감염성 질환에 노출됐다가 회복된 경우, 여행하는 동안 동물에게 물린 경우, 개발도상국에서 3개월 이상 체류한 경우 등에는 여행 후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