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문10답 뉴스 깊이보기>‘천리안’ 대체할 차세대 정지궤도복합 위성 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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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도 4배 선명·채널도 16개로 늘려
한반도 기상관측·해양환경 실시간 감시

미래창조과학부는 최근 기상·해양관측을 위해 개발 중인 차세대 정지궤도복합위성 2기를 각각 2018년과 2019년 아리안스페이스사 우주발사체에 실어 발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0년 6월 발사한 천리안 위성의 후속 위성으로 개발 중인 2기의 정지궤도복합위성은 미래부를 총괄부처로 하고, 환경부와 해양수산부, 기상청이 참여하고 있는 사업이다. 국내 기술로 개발된 최초의 정지궤도복합위성 천리안 위성은 통신·해양·기상관측을 아우르는 다목적 복합위성으로서의 임무를 오는 2017년에 모두 마친다. ‘포스트 천리안 위성’ 역할을 하게될 정지궤도복합위성의 모든 것에 대해 알아본다.

1 정지궤도복합위성이란

위성의 공전주기와 지구의 자전주기가 같아 지표에서 보면 상공의 한 지점에 정지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위성을 말한다. 적도 상공 3만5786㎞의 정지궤도에 인공위성이 위치하고 있을 때 이 위성이 정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며, 이를 정지궤도위성이라고 한다. 위성은 지구상의 궤도를 따라 지구와 같은 속도로 24시간 비행하며, 적도 상공의 한 지점에서 지구의 넓은 영역을 살필 수 있다. 다만 항상 적도 상공에 머물러 있어 고위도로 갈수록 이미지가 왜곡되고 극지방을 관찰하기는 어렵다. 지난 1963년 2월 4일에 발사한 신컴(Syncom) 위성은 정지형 통신위성 실험에 최초로 성공한 위성이다. 정지궤도위성은 목적에 따라 통신위성, 방송위성, 기상위성 등으로 구분된다.

2 국내 첫 정지궤도위성 천리안은

2010년 6월 기아나 쿠루 우주센터에서 아리안5 로켓에 의해 발사됐다. 적도 상공 3만6000㎞에서 한반도 주변 바다의 기상관측과 해양감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천리안은 국내에서 개발된 최초의 정지궤도위성으로서 발사체를 제외한 위성체 조립과 시험의 전 과정, 지구국과 관제시스템 제작 등을 국내 연구진이 진행했다. 한국은 미국·중국·일본·유럽연합(EU)·인도·러시아에 이어 세계 7번째 기상관측위성 보유국이자, 해양관측 정지궤도위성으로는 세계에서 최초다. 2003년부터 국가우주개발 중장기계획에 따라 추진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총괄하고, 프랑스의 아스트리움사가 공동 개발에 참여했다.

천리안은 발사 이후 매일 170장의 기상 영상과 8장의 해양 영상을 촬영해 지상으로 전송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일기예보의 정확성을 높이고 한반도 연안의 기후 변화 등 해안을 감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오는 2017년이면 천리안은 임무를 끝내고 사실상 현역에서 물러난다.

3 다른 궤도 도는 위성은 없나

인공위성은 도는 궤도에 따라 크게 극궤도, 정지궤도, 기타궤도로 나뉜다. 정지궤도 이외의 궤도를 비행하는 것은 모두 이동위성이다. 사용 목적에 따라 통신위성, 기상위성, 과학위성, 항행위성, 지구관측위성, 기술개발위성, 군사위성 등으로 분류된다. 극궤도위성이란 남극과 북극을 경유하는 위성을 말한다. 인공위성은 일정한 속력으로 동일한 궤도를 따라 지구 주위를 돌고 있지만 지구가 서에서 동으로 자전하기 때문에 지구상의 관측자가 보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인공위성의 궤도가 마치 서쪽으로 이동하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이 나타난다. 정지궤도위성은 적도 상공에 떠서 지구의 자전에 따라 같은 방향으로 일정한 속력으로 자전하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4 발사 일정은

2011년부터 6697억 원을 투입해 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정지궤도복합위성은 고도 3만6000㎞ 정지궤도에서 24시간 한반도를 감시·관측하게 된다. 2A호는 2018년 5월에, 2B호는 2019년 3월에 각각 발사할 예정이다. 아리안스페이스의 ‘아리안 5ECA’ 발사체에 실려 남미의 프랑스령 기아나 쿠루에 있는 기아나우주센터에서 발사될 예정이다.

5 후속 위성들 임무는

기상관측용 2A호 위성은 천리안 위성 대비 해상도 4배 이상, 관측주기는 3배 이상 향상된 성능을 갖는다. 관측채널은 5채널에서 16채널로 3배 이상으로 늘어 다양하고 선명한 관측·분석 자료를 제공하게 된다. 또 해양영토 감시 및 해양관측 탑재체는 천리안 위성 대비 해상도가 4배 이상 향상됐으며, 환경탑재체는 해상도가 7㎞로 세계 최초로 정지궤도에서 운용돼 한반도 주변 대기오염 물질의 이동 감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6 산업적 가치는

국내 정지궤도복합위성은 세계 중형급 정지궤도위성의 틈새시장에 진출하기에 적합한 모델이라는 점에서 산업적 가치도 크다. 세계 정지궤도위성 시장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5t급 모델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와 연구진, 기업이 협업해 개발하고 있는 정지궤도위성은 3.5t에 불과한 중형위성급이다. 앞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중형위성 수요를 고려하면 관련 기술 확보를 통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세계 우주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중형위성은 제작비가 적게 들고 개발기간도 대형위성의 절반에 불과하다.

이와 함께 정지궤도위성은 정형화된 위성모델을 한번 확보하면 후속 위성은 수요에 맞게 탑재체 관련 부분만 수정해 개발할 수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개발비를 들이지 않고도 위성사업을 통해 막대한 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어 국내 위성산업을 키우는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7 발사체 업체 아리안스페이스는

발사체 업체로 선정된 아리안스페이스는 한국의 우리별1, 2호, 천리안 위성 등을 발사한 경험이 있다. 아리안스페이스의 ‘아리안 5ECA’ 발사체는 2005년부터 2015년까지 총 47회 발사 중 첫 발사를 제외한 46회의 발사를 연속 성공해 97.9%의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 2010년 6월 천리안 위성을 발사할 때도 같은 발사체가 사용됐다. 2단 액체로켓으로 길이는 52m, 무게는 777t에 달한다. 정지궤도에는 9.6t의 위성까지 발사할 수 있어 보통 한 번에 2개의 위성 발사가 가능하다.

8 한국형 발사체 기술 진행상황은

한국형 발사체(KSLV-2)는 2021년 3월까지 총 1조9572억 원을 들여 개발될 예정이다. 그 과정으로 정부는 올해 KSLV-2의 핵심 기관인 7t과 75t 액체엔진 시제품을 각각 제작할 계획이다. KSLV-2는 3단형 로켓으로 △3단 300t(75t 4개) △2단 75t △1단 7t의 추진력을 내야 하기 때문에 우수한 액체엔진 개발이 사업 성패를 가르는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 한국은 2013년 1월 나로과학위성을 국내 최초 발사체인 나로호를 통해 발사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당시 나로과학위성과 발사체의 다른 부분은 국내 기술이었지만 발사체의 핵심인 1단 로켓은 기술력이 부족해 러시아 기술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KSLV-2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1.5t급 실용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까지 순수 우리 기술로 쏘아 올리는 게 가능하다.

9 왜 스페이스X는 탈락했나

정지궤도복합위성 2A호와 2B호의 발사체 업체 선정을 놓고 아리안스페이스와 최종 경합을 벌인 업체는 미국의 스페이스X다. 해당 업체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창업자이기도 한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민간 우주업체다. 머스크는 영화 ‘아이언맨’에서 거부(巨富)이자 천재로 등장하는 주인공 토니 스타크의 실제 모델로도 잘 알려졌다. 지난 2002년 설립된 스페이스X는 2012년 민간업체로는 최초로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우주선을 보냈고, 지난해 9월에는 나사(미 항공우주국)가 추진하는 우주택시 사업자로 선정되는 등 민간 우주기업들 사이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 이번 수주전에서 두 업체는 막판까지 치열한 가격 경쟁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우리 정부는 경험과 성공률 등을 고려해 아리안스페이스를 최종 사업자로 선정했다.

10 개발 중인 다른 위성은

한국은 현재 과학기술위성3호, 아리랑2, 3, 5호, 천리안 위성 등 5기를 운용 중이다. 아리랑3A호와 6호, 차세대소형위성, 정지궤도복합위성 2A호와 2B호 등 총 5기는 현재 개발 중이다. 아리랑3A호는 올해 상반기 중 러시아에서 발사될 예정이며 차세대소형위성은 2016년, 아리랑6호는 2019년 발사될 계획이다. 특히 아리랑3A호는 공공위성으로는 처음으로 민간기업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으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아 본체 개발을 주도했다. 위성 본체 시스템은 항공우주산업과 AP우주항공컨소시엄이, 위성 본체는 대한항공·한화·두원중공업·세트렉아이 등이 참여해 개발을 완료했다. 저궤도용 위성으로 현재 운용 중인 아리랑3호의 해상도(0.7ｍ)보다 뛰어난 0.55ｍ 해상도의 전자광학카메라를 탑재해 정밀한 지구 관측이 가능하다.

박양수·임정환 기자 ys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