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끝 쌀’ 영국 찍고 미국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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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타가 공인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쌀인 만큼 유럽 시장에서도 호평을 받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박재현(50·사진) 전남 해남 옥천농협 조합장은 ‘한눈에 반한 쌀’ 첫 수출 기념식을 하루 앞둔 23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파종에서부터 재배, 수확, 도정 등 생산과정은 물론 밥맛까지 엄격하게 관리해온 점을 해외 동포들도 알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눈에 반한 쌀’은 지난 2003년부터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매년 주관한 ‘전국 12대 브랜드쌀’ 평가에서 9차례나 최다 선정됐다. 10㎏당 소비자 가격이 4만 원으로 국내 브랜드쌀 중 가장 비싸다.

이번 1차 수출물량은 3t(도매가격 1080만 원 상당)으로 영국의 한인 매장 H마트가 현지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H마트는 미국에서 훨씬 더 많은 매장을 운영하고 있어 영국 교포들의 반응이 좋을 경우 수개월 내에 미국에서도 본격 유통에 나서게 된다고 박 조합장은 전했다. 옥천농협은 또 오스트리아에 본사를 둔 유통업체 ‘판 아시아’를 통해 오는 3월부터 오스트리아, 독일, 프랑스 등지에도 ‘한눈에 반한 쌀’을 유통시킬 계획이다.

박 조합장은 2013년 12월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뒤 자신의 임금을 50% 삭감하는 등 옥천농협의 재기를 위해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했다고 털어놨다. 전임 조합장 양모(68·구속) 씨가 ‘한눈에 반한 쌀’이 아닌 다른 브랜드쌀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햅쌀에 묵은 쌀을 섞은 사실이 그해 11월 경찰 수사로 드러난 후 엄청난 후유증을 겪은 것. 박 조합장은 특히 ‘한눈에 반한 쌀’의 밥맛 관리를 위해 질소질 성분이 적고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는 특수비료를 주문 생산해 계약재배 농가에 무상 공급했다.

박 조합장은 “혼곡 사태로 인해 지난해 조합 전체 매출(205억 원)이 전년대비 40%가량 줄었으나 ‘한눈에 반한 쌀’ 매출(62억 원)은 전년대비 30% 이상 늘었다”며 “이번 수출을 계기로 세계적인 브랜드쌀로 키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해남=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