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CT & Science >스마트폰 · 운영체제 · 금융까지… 中 ICT 빅3 살벌한 ‘영토 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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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두
포털 넘어 스마트 시장 넘봐… 스마트 젓가락·증강현실 기기 선봬

- 알리바바
전자상거래外 금융업 진출… 모바일 메신저 ‘라이왕’ 출시하기도

-텐센트
모바일사업 투자로 승승장구… 전자상거래·모바일게임에 투자 늘려


각 기업의 이니셜을 따 ‘BAT 삼총사’로 불리며 급속한 성장세로 주목을 받고 있는 중국의 인터넷 기업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가 영토 확장을 하며 벌이는 ‘IT 삼국지’가 주목된다. 이들은 최근 스마트폰을 비롯한 각종 스마트 기기는 물론 운영체제(OS) 시장에도 뛰어들며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시장 정복을 위한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 업체 중국 알리바바는 최근 자국 스마트폰 업체 메이쭈(魅族)에 5억9000만 달러(약 6461억 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메이쭈는 샤오미와 함께 ‘애플 따라 하기’ 전략으로 중국 현지에서 판매량을 늘려가고 있는 저가 스마트폰 업체다. 업계에서는 알리바바가 모바일 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메이쭈에 거액을 투자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알리바바는 독자 개발한 스마트폰용 OS 알리윤을 메이쭈 스마트폰에 탑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알리바바는 이전에도 제조사와 손잡고 알리윤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하려고 했으나 실패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이번에 스마트폰 제조사에 대한 직접 투자에 나서며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OS 시장에도 뛰어들 만반의 채비를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실 스마트폰 업체에 대한 투자는 텐센트가 먼저다. 텐센트는 2013년 샤오미에 20억 달러를 투자해 모바일 사업에서 든든한 발판을 마련한 상태다. 샤오미는 투자 유치 이후 텐센트의 메신저 등을 통해 제품 판매를 진행했으며 지난해 삼성전자를 밀어내고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바이두도 더 이상 중국 내 포털 사업자에 그치지 않는다. 바이두는 지난해 ‘콰이서우’라는 이름의 스마트 젓가락을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음식에 닿기만 해도 식용유의 산패도, 온도, 과일의 100g당 열량을 측정할 수 있다.

바이두는 중국판 구글글라스인 ‘바이두아이’도 선보였다. 역시 지난해 공개된 바이두아이는 구글글라스처럼 증강현실을 지향하는 정보기술(IT) 기기다. 안경 스타일이 아니라 헤드셋 모양으로 디자인됐으며 전방을 주시하는 카메라가 오른쪽에 붙어 있다.

알리바바는 금융업에도 진출했다. 알리바바가 2013년 6월 출시한 온라인 머니마켓펀드(MMF) ‘위어바오’는 이미 공전의 히트를 기록 중이다. 소비자들이 알리바바의 쇼핑몰 타오바오의 전자결제 시스템인 알리페이에 충전한 금액으로 자산을 운용, 수익금을 배당하는 위어바오는 알리바바의 주력 사업 중 하나다. 최근 국내 시장 진출을 예고한 알리페이와 더불어 알리바바의 무서운 잠재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내부 공방전도 벌이고 있다. 상대방이 강점을 가진 영역이라도 가차 없이 도전하고, 도전을 받은 쪽은 반드시 보복하는 양상이다. 자국 시장에서 내외부 업체와 치열하게 경쟁하며 성장해온 유전자(DNA)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알리바바가 모바일 메신저 분야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텐센트의 위챗을 견제하기 위해 모바일 메신저 ‘라이왕’을 출시하자, 이에 질세라 텐센트는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알리바바에 타격을 주기 위해 중국 내 2위 전자상거래 업체 JD닷컴의 지분 15%를 인수하며 맞선 일은 유명하다. 텐센트가 국내 모바일 게임사들에 대한 인수나 투자를 통해 자국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승승장구하자 알리바바도 국내 모바일 게임사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이 예다.

업계 관계자는 “BAT 삼총사가 인터넷의 경계를 넘어 신성장 동력 사업까지 아우르는 전방위적 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