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없는 오지서 ‘33년 仁術’ 펼친 백의의 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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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간호인상’ 정해임씨
보건상담만 1만5260차례
4년간 자비로 목욕 봉사도

“주민건강과 봉사활동에 애쓴 것뿐인데 간호정신을 구현한 인물로 선정돼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정해임(여·사진) 경북 구미시 고아읍 대방보건진료소장이 ‘올해의 간호인상’ 수상자로 23일 선정됐다. 올해의 간호인상은 대한간호협회가 간호 전문직의 위상 정립에 크게 기여했거나 선행과 봉사활동으로 간호정신을 구현한 사람에게 주는 상이다. 시상식은 오는 26일 오후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다. 그는 33년간 의사가 없는 오지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정 소장은 24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오지에서 보건사업을 펴면서 나이팅게일의 정신인 ‘돌봄’을 묵묵히 실천한 것이 큰 상을 받게 된 이유인 것 같다”며 수줍어했다.

1974년 간호사 면허를 취득한 그는 8년간의 임상생활을 거친 뒤 의사가 없는 농어촌 오지에서 주민들을 위한 의료, 방문보건, 보건상담 및 교육, 예방접종에 전념했다. 최근 3년간 평균 4200명의 주민을 진료했으며 495명에 대한 보건교육을 했다. 또 1만5260차례에 걸쳐 보건상담을 하고 350명의 치매환자를 관리했다.

그는 “날마다 출근하면 사랑과 친절로 주민과 환자를 위로하고 궁금증에 대해서는 세심한 설명을 하기로 마음을 다잡았다”고 말했다. 그는 일과시간이 끝난 뒤에도 거동이 불편한 환자나 노인들의 가정을 직접 방문해 진찰과 투약을 할 정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정 소장은 봉사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그는 1993년부터 4년 동안 자비로 해마다 주민 500명을 대상으로 목욕사업을 했으며 1997년부터는 보건진료소의 보건사업비로 매년 400명의 노인들에게 목욕봉사를 하고 있다. 또 2005년부터는 한부모 가정 15가구에 대해 정기적으로 후원도 하고 있다.

정 소장은 “보건진료소장 퇴직자와 퇴직을 앞둔 이들로 구성된 봉사단체를 발족해 취약계층을 위한 봉사활동을 펼쳐 간호사와 보건진료소장의 위상을 더욱 높이는 게 앞으로의 꿈”이라고 말했다.

구미=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