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맡긴 엽총찾아 前동거녀 아버지 등 난사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현장’ 25일 오전 8시쯤 총기난사사건이 발생해 3명이 숨진 세종시 장군면 금암리 한 편의점에서 경찰 관계자들이 현장 감식을 하며,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 치정·원한 관계로 추정
동거남·오빠에게도 총 쏴
前동거녀는 대피했다 병원에

25일 오전 8시 세종시 장군면 금암리 한 편의점에서 50대 남성이 엽총을 발사, 3명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은 치정관계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날 공주경찰서 등에 따르면 강모(50) 씨는 오전 6시 26분 공주경찰서 신관지구대에서 엽총 2정을 찾았다. 경찰 관계자는 “용의자가 이날 새벽 신관 지구대를 찾아 총기를 반출했는 데, 현행 법상 수렵 가능기간 이기 때문에 신분증을 제출하고 신원을 확인받고 총기를 건네받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강 씨는 전 동거녀 김모 씨와 김 씨의 동거남인 송모(52) 씨가 운영하는 편의점을 찾아갔다. 강 씨는 편의점 앞에서 출근하려 차에 오르던 김 씨의 오빠(50)를 향해 엽총을 쏴 살해한 뒤 편의점 옆 상가 주택으로 찾아가 식사하고 있던 김 씨의 아버지(74)를 향해서도 총을 쏴 살해했다.

강 씨는 이후 편의점으로 찾아가 송 씨도 살해한 뒤 편의점에 불을 질렀다. 강 씨는 범행 이후 산타페 차량을 타고 도주했다 범행 현장에서 500m 떨어진 금강변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강 씨가 도주에 이용했던 차량에서 엽총 1정과 강 씨가 숨진 현장 주변에서 나머지 엽총 1정을 각각 수거했다고 밝혔다.

강 씨의 총기 난사 당시 행방이 확인되지 않아 우려됐던 전 동거녀 김 씨는 가족들의 시신이 안치된 공주 의료원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 씨는 당시 범행 현장에 없어 화를 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사건이 발생하자 사건 현장에서 달아나 경찰 보호 아래 있다가 현재는 공주 의료원에 무사히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강 씨가 범행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강 씨는 총기를 난사해 3명을 살해한 범행 현장에서 500m쯤 떨어진 세종시 장군면 금암리 금암삼거리의 금강 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용의자 강씨가 자신이 갖고 있던 엽총으로 머리부위를 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고 공식 발표했다. 경찰은 또 “주변에서 강 씨가 타고 달아난 차량이 발견된 점으로 미뤄볼 때 강 씨가 차량을 세워두고 자살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러나 용의자의 신원과 관련,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 30분까지도 용의자가 강모 씨라고 밝힌 반면, 주민들은 황모 씨라고 밝혀 혼선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편, 인근주민 윤권재 씨는 “전 남편(강 씨)이 쏜 거다”라고 확정한 뒤 “처음에 편의점에 불이 났고 불 냄새에 밖으로 나왔지만 총소리는 듣지 못했다”면서 “‘저 아래서 사람이 죽었다’고 누군가 소리지르는 것을 들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 씨를 상대로 사건 경위를 확인할 예정이며, 이날 오후 3시 자세한 사건 경위를 발표할 예정이다.

세종=김창희,최준영 기자 ch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