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 “장수비결, 있는 그대로 보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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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 4명이 양띠… 잘 될 느낌
타이틀 곡은 예상밖의 ‘표적’
6명으로 끝나면 바랄것 없어

이름값을 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이 때문에 ‘이름값을 한다’는 것만큼 큰 칭찬도 없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돌 그룹 신화가 대한민국 가요사에서 갖는 의미는 크다. 지난 1998년 데뷔 후 멤버 교체 없이 17년째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신화는 그들의 이름처럼 아이돌 역사의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다. ‘장수돌’ ‘조상돌’이라 불리는 신화는 정규 12집 앨범 ‘위(we)’를 발표하고 다시 한번 팬들 앞에 설 준비를 마쳤다.

‘우리’라는 의미를 가진 제목인 ‘위’는 신화뿐만 아니라 지금껏 신화를 지지해준 팬들을 포함한 표현이다. 단순한 팬과 스타의 관계를 넘어 이제는 ‘가족’이라 할 만한 모든 이들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을 담은 앨범이다. 프로듀싱을 맡은 멤버 이민우는 “올해가 양의 해인데 신화 멤버 중 4명이 양띠다. 그래서 여섯 멤버 각자의 색을 잘 낼 수 있는 앨범을 만들려 했고 결과물이 잘 나와 흡족하다”며 “이미 결정됐던 곡을 제치고 타이틀곡으로 낙점된 ‘표적’은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앨범과 신화의 이전 앨범에 참여했던 앤드루 잭슨과 런던 노이즈가 참여한 곡”이라고 소개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신화(왼쪽부터 김동완·앤디·신혜성·이민우·전진·에릭)는 17년째 원년멤버 그대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국내 최장수 아이돌 그룹이다. 신컴엔터테인먼트 제공

많은 아이돌 그룹이 롤모델로 신화를 꼽는다. 17년간 정상을 지킨 신화의 후계자로 꼽히길 원하는 건 지극히 당연하다. 하지만 김동완은 “장수하는 것만이 옳은 길이라 생각하는 건 착각”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장수의 이면에는 엄청난 고민과 고뇌, 열정이 있었다. 또한 다른 그룹의 경우 이미 해체됐다고 잘못된 길을 간 건 아니다”면서 “좋은 면만 보이려 노력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서로 싸우고 물어 뜯고 너덜너덜해져야 오랫동안 함께할 수 있다”고 충고했다.

최근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는 신화와 비슷한 시기에 활동했던 가수들을 대거 출연시켜 큰 화제를 모았다. 신화가 참여하지 않은 것을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추억을 되짚는 무대에 현역으로 활동 중인 신화가 서는 것은 다소 콘셉트와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었다. 신화가 느끼는 아쉬움은 없었을까?

이에 대해 ‘무한도전’의 멤버로도 활약했던 전진은 “나 역시 시청자 입장에서 즐겁게 봤다”며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들을 많이 볼 수 있어 좋았다. 우리는 계속 활동해왔기 때문에 ‘아직 우리가 건재하구나, 우리의 무대가 있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항상 응원해 주는 팬들에 대한 감사함을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이번 앨범에는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려 활동을 중단했던 멤버 앤디도 합류했다. 팀의 막내인 앤디는 17년간 한솥밥을 먹고 있는 형들의 격려 속에 조심스럽게 신화의 이름으로 다시 대중 앞에 서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는 “팬들의 사랑을 받고 사는 연예인으로서 큰 실수를 범한 것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분발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신화는 26일 앨범을 발매한 후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오는 3월 21, 22일 서울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데뷔 17주년 기념 콘서트를 시작으로 아시아 투어에 돌입한다. 신화로 다시 뭉친 각자의 목표는 다양하다. 김동완은 “음악 프로그램 1위”를 원하고 신혜성은 “공연을 꽉 채우는 힘”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민우는 “지금껏 함께 한다는 것” 자체에 감사하고, 에릭은 맏형답게 “이번 활동이 사고 없이 잘 마무리되길 빈다”고 말했다. 그리고 전진은 덧붙였다. “6명으로 시작된 신화가 6명으로 끝난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