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규제완화 1호 ‘푸드 트럭’ 지지부진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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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설치장소 최소 1건 요구에
25개區 단 한 곳도 선정안해
“상인반발 우려 선정 쉽지 않다”
노점상측 “푸드트럭은 전시행정”

박근혜 규제완화 1호 ‘푸드 트럭’(사진)을 활성화해 보려던 서울시가 노점상 반발에 부딪혀 주춤거리고 있다. 까다로운 허가 요건 때문에 하겠다고 신청한 구청도 아직 전무한 것으로 파악됐다.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한 민관합동 규제개혁회의에서 규제완화 대상 1호로 선정돼 지방자치단체에 협조를 요청했지만 시는 합·불법 노점상과 매점, 점포 등 기존 상권의 반발을 의식해 이를 강력하게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선정 직후 시는 푸드 트럭을 활성화하겠다고 적극 나섰지만 구체적인 추진방안은 미흡해 자칫 이름만 내세운 전시행정에 그칠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푸드 트럭이란 이동형 식품 조리·판매 자동차를 말한다.

시는 최근 푸드 트럭이 조속히 정착될 수 있도록 해당 부서와 각 자치구에 도입 가능 지역을 최소 1건씩 발굴해 지난 26일까지 제출토록 요청하면서 도시공원, 관광(단)지, 하천부지, 체육시설 등 4곳을 후보지로 한정했다. 그러나 27일 오전 현재까지 단 한 건도 신청이 올라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푸드 트럭 창업 희망자들은 자동차 구조변경과 액화석유가스(LPG) 안전검사, 위생교육, 건강진단 및 영업신고 등 창업 절차가 너무 복잡해 난감해하고 있다. 게다가 푸드 트럭 영업장의 관광진흥법 저촉 여부와 단지 내 접근 편리성 및 이용객의 안전을 고려해 입지를 선정하고, 차량통행·보행권, 위생지역 여부, 주변상권, 인근에 이용 가능한 화장실이 있는지 등까지 고려하게 돼 있어 지자체 담당자들은 이래저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서울시 관계자는 ‘시범사업’이란 점을 강조하며, 일단 추진하고 난 뒤 상인들의 반응을 보겠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한번 독려해 보자는 차원이며 지금은 현황 파악에 주력하고, 검토해서 활성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구청의 규제개혁 담당자도 “시·공간적으로 인허가에 제약이 많고 기존 상인들의 반발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노점상연합회와 연대하고 있는 서울진보연대의 임지훈 사무처장은 “기존에 있던 불법 노점상 먼저 합법화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푸드 트럭은 보여주기식 행정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윤림 기자 best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