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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5년 03월 02일(月)
‘오늘’을 말하다… 깊은 여운 남기는 연극 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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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문턱. ‘명품’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연극 세 편이 한꺼번에 무대에 올라 주목된다. 게오르크 뷔히너(1813∼1837)의 미완성 유작 ‘보이첵(오세곤 연출)’과 테네시 윌리엄스(1911∼1983)의 자전적 작품 ‘유리동물원(한태숙 연출)’ 그리고 국내 창작극 ‘내 이름은 강(김광보 연출)’이다. 각각 다른 시기, 다른 장소를 배경으로 하지만 ‘오늘, 우리’의 풍경과 겹쳐진다. 지난 2월 26일 동시에 개막한 세 작품은 열흘 남짓만 관객들을 만난다. 그러나 여운은 깊고, 또 길다.

극단 노을의 창단 10주년 기념 공연인 ‘보이첵’은 24세에 요절한 독일 천재작가 뷔히너가 남긴 3편의 희곡 중 하나. 자본과 권력으로 점철된 사회에서 노예로 전락해버린 하층민의 비애를 조명한다. 이번 연극은 30여 명에 이르는 등장인물을 5명으로 줄여, 인간 세상의 원초적 부조리와 폭력성을 그려냈는데, 무거운 주제지만 극은 어렵지 않다. 보이첵(신동선 분)과 그의 아내 마리(한설 분)가 ①가난과 ②착취 속에서 ③상실과 ④폭력을 경험하고 결국 ⑤파멸에 이르게 되는 5단계를 쉽게 좇아갈 수 있다. 간결한 대사와 시청각 요소를 적극 결합한 세련된 연출력도 돋보인다. 대학로 노을소극장, 오는 8일까지. 02-921-9723

‘유리동물원’은 1930년대 경제 대공황 속에서 한 미국 중산층 가정이 맞게 되는 비극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주인공 톰 윙필드(이승주 분)는 경제적 궁핍으로 인해 꿈과 진로를 바꿔야 했던 무수히 많은 1930년대 미국 청년을 대변한다. 2000년대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오늘, 한국 사회의 88만 원 세대와 별반 다르지 않다. 톰에게 하루 종일 잔소리를 해대고 딸 로라(정운선 분)의 결혼에 집착하는 어머니 아만다(김성녀 분)는 남부에서의 귀족적인 삶을 그리워한다. 톰의 대사처럼 ‘퀴퀴한’ 일상을 꾸려나가던 가족은 톰의 직장동료인 짐(심완준 분)의 등장으로, 애써 외면하던 ‘상처’와 맞닥뜨린다. 명동예술극장, 오는 10일까지. 1644-2003

지난 2012년 첫선을 보인 창작 연극 ‘내 이름은 강’도 대본을 가다듬고 수정해 새롭게 선보인다. 제주도 신화 ‘원천강본풀이’를 토대로 한 이 작품은 인간의 자만심과 이기심으로 생겨난 사회적 문제들을 다룬다. 특히, 현대 사회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심각한 환경 오염 문제를 원천강을 통해서 보여주는데, 이 강을 다시 살리는 방법이 무엇인지도 보여주고 있어 더욱 의미를 지닌다.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아름다운 상징어가 가득하고, ‘오늘(유수연·장애실 분)’이라는 주인공 소녀의 이름 등이 동화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대학로 선돌극장, 오는 8일까지. 02-889-3561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한줄 평

◇보이첵 = 76석 소극장의 ‘큰’ 공연. 약자를 놓고 벌이는 강자들의 놀이에 실소(失笑)가 끊이지 않는다.

◇유리동물원 = 무대 위 흔들리는 촛불이 관객 각자의 ‘비극’을 환기시킨다. 우린 모두 척박한 일터로 내몰리는 시인지망생 톰 윙필드와 닮아 있다.

◇내 이름은 강 = 신비로운 음악이 어우러진 동화 같은 무대. 그러나 메시지는 ‘세다’. 젊은 배우들의 열정도 느낄 수 있다.
e-mail 박동미 기자 / 문화부  박동미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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