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외교부는 즉각 美비판 “日이 亞재난 부른 건 명백”

과거사와 관련한 한국과 중국, 일본 간의 갈등이 3국 모두의 책임이라는 취지로 말한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의 발언에 대해 중국이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셔먼 차관의 일본 편향성 발언에 대해 중국이 엄중 경고하면서 종전 70주년을 맞아 동북아 과거사 갈등이 미·중 대결로까지 번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일 정례브리핑에서 셔먼 차관의 언급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70여 년 전 일본 군국주의가 일으킨 침략 전쟁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에 극심한 재난을 초래한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면서 “일본의 지도자가 국제사회와 일본 국내의 정의로운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관련 문제에서 지혜로운 태도를 취하고 적극적이고 명확한 정보를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2차 대전 승전 70주년을 맞아 역사를 새기고 거울로 삼아 공동으로 미래를 열어나가는 문제에 대해 국제사회에 공동의 인식이 존재한다”면서 “우리는 유엔 헌장의 정신과 원칙을 결연히 수호해 나갈 것이며 역사를 거울로 새로운 정세에서 국제평화와 안보를 수호하는 효과적인 길에 대해 심도 있게 토론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역사 문제에 대해 “국제사회에는 고도의 공동인식이 있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최근 뉴욕에서 주최한 공개토론회에서도 중요한 공동인식에 도달했고 매우 명확한 메시지가 전달됐다고 재차 확인했다.

이날 오후 뤼신화(呂新華)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12기 3차 회의 대변인도 중국 최대의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정협)를 하루 앞두고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전반적으로 볼 때 일본의 현 정부 지도자를 포함한 대부분 정치인은 지금까지 독일 지도자가 나치 유대인 학살에 대해 한 것 같은 깊은 반성을 한 적이 없다”며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겨냥해 강력하게 역사 반성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뤼 대변인은 “오히려 교과서, 야스쿠니(靖國) 신사, (일본군) 위안부, 난징(南京)대학살과 관련해 사실과 진실을 감추며 역사 정의와 인류 양심에 도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뤼 대변인은 “일본 정부가 역사에 책임지는 태도를 갖고 당시 전쟁의 성격을 분명히 구분하며 평화 발전의 길을 갈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박세영 특파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