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덩어리 규제’ 혁파>규제개혁 백방으로 뛰는 중앙정부, 노력조차 않는 지방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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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정부 2년간 3000건 개선때
4곳 중 1곳서 개선실적 全無

서울, 실적없는 구청 9개 최다
인천, 10개 구중 8개 구 포함
조례개정 미뤄 규제 유지되기도

박근혜정부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통해 강도 높은 규제개혁에 나서고 있지만 지방자치단체 4곳 중 1곳은 지난 2년간 규제개선 실적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나 정부의 규제개혁 노력이 무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규제개선 노력이 미흡한 지자체에서는 기업 활동도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 지역경제와 국가 경제 활력을 높이기 위해 지방 규제개선 노력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대한상공회의소의 ‘전국 규제지도(http://bizmap.korcham.net)’와 국무조정실 등에 따르면 박근혜정부 출범 직전인 지난 2013년 1월부터 2014년 11월까지 약 2년간 중앙정부 규제개선 건수는 3000여 건에 달하지만 비슷한 시기(2013년 1월∼2014년 9월) 전국 228개 지자체 중 자치법규 규제개선 실적이 단 한 건도 없는 지자체가 무려 56개(24.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가 규제지도를 제작하면서 자치법규(기업활동 관련 조례 및 규칙, 업무지침 등 규제 개선) 실적 여부를 묻는 말에 “실적이 없다”고 지자체 스스로 답변한 내용이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9개 자치구에서 실적이 없다고 답해 전국 지자체 중에 가장 많았고, 부산이 8개 자치구로 뒤를 이었다. 이어 인천이 8개 자치구, 전북·경북(5개), 대구·전남(4개), 강원·충북·울산(3개) 등의 순이었다.

그러나 보유 자치구 수를 고려할 경우, 인천이 10개 자치구 중에서 8개 자치구가 규제개선 실적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나 규제개선 노력이 가장 저조한 지자체로 나타났다. 8개 자치구가 있는 대구도 절반인 4개 자치구에서 규제개선 노력이 없었다.

반면 경기도의 경우 행정구역상 국내에서 인구가 가장 많지만, “규제개선 건수가 없다”고 답한 자치구는 시흥시 한 곳뿐이어서 규제개선에 가장 적극적인 곳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규제개선과 가장 밀접하게 연관된 지자체라는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중앙정부에서 규제를 풀어도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나서지 않으면서 규제개선 효과가 전혀 나타나지 않는 지자체도 허다했다.

실제 전남 신안군과 경남 남해군 등은 국토교통부가 이미 지난 2009년 폐지한 ‘계획관리 지역 내 공장입지 업종제한 근거 규정’을 그대로 조례에 준용하고 있다. 이 규제 때문에 ‘제철·제강업’과 ‘펄프제조업’ 등 79개 업종의 공장 설립이 여전히 제한되고 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중앙정부에서 폐지한 규정은 지자체들이 즉시 반영해 조례 규정 등을 바꿔야 하지만 차일피일 미루면서 결과적으로 규제가 그대로 유지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취임 초부터 암 덩어리 규제 철폐를 외쳐온 박근혜 대통령이 실제 기업들이 현장에서 이를 느끼도록 하기 위해서는 시·도별, 지자체별 규제개선 실적을 따져 지방교부세 등 예산 지원 여부에 반영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최근 규제개선에 소홀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대통령이 직접 나서 규제개선 작업을 지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