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손 국회’ 면했지만 … 경제법안 11건 중 9건 또 미뤄

국회는 2월 임시국회 회기 마지막 날인 3일 본회의를 열어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법) 제정안을 처리한다. 정부가 요청한 경제활성화법 중 아직 국회 처리가 되지 않은 11개 법안 중에는 2개만 2월 임시회에서 처리되고 나머지는 4월 임시국회로 넘어가게 됐다. 여야의 막판 타협으로 ‘빈손 국회’는 면하게 됐지만 상당수 민생 법안들이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여야 간, 그리고 소관 상임위인 국회 정무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 간 입장 차가 커서 2월 국회 통과가 불투명했던 김영란법은 2일 여야가 극적으로 합의하며 2012년 8월 16일 처음 국회에 제출된 지 929일 만에 빛을 보게 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이 강하게 2월 처리를 요구해온 아시아문화중심도시지원특별법과 어린이집 폭행 사건으로 법안 개정의 필요성이 대두된 영유아보육법·아동복지법 등 안심보육 법안도 2월 국회에서 처리된다.

그러나 지난해 8월 청와대와 정부가 요구한 30개 경제활성화 법안 중 30%의 법안은 6개월이 지나도록 법안 처리가 되지 않고 있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클라우드컴퓨팅발전및이용자보호에 관한 법률과 ‘MICE법’(국제회의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 등 두 개만 처리되고 9개 법안은 4월 국회에서 논의할 계획이다. 국회 정무위 소관인 금융위설치법과 하도급거래공정화에 관한 법률은 여야 간 이견이 크지 않지만 ‘크라우드펀딩법’(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의 2월 처리를 새정치연합이 강하게 반대하며 함께 4월에 우선적으로 처리하기로만 여야가 합의했다.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내 유해 부대시설이 없는 관광숙박시설을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 관광진흥법은 4월에 처리하도록 노력한다는 데 합의했지만 여전히 이견이 존재한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의료법은 의료영리화 우려를 제기하는 야당의 반대로 처리 시점도 합의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정부가 조속한 처리를 요청한 산재보상법은 여당인 새누리당 의원들의 반대로 2월 처리도 불발됐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3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의료법, 관광진흥법은 꽉 막혀있는 상황”이라며 “산재보상법은 4월에 어떤 식이든 결론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이 요구해온 지방재정법, 새정치연합이 법안 처리를 희망해 온 주거복지기본법, 생활임금법(최저임금법)은 4월 국회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도 처리한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