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특혜성 정치자금도 처벌대상에 포함시켜야”

학계선 “출판기념회 등 통해
지역 기업인 등서 고액 받아
공직자 3만원 식사 처벌하듯
정치인 편법지원도 금지해야”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법)이 3일 오후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되는 가운데 김영란법 통과를 계기로 국회의원들의 후원금 모금 및 출판기념회 도서 판매도 김영란법으로 통제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영란법은 공직자를 포함해 언론인·사립 교원까지 직무 관련성에 상관없이 1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으면 처벌이 가능한 법률인 반면, 국회의원들은 후원금 모금과 출판기념회를 통해 직무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지역구 정치인·기업인 또는 상임위 소속 기관·기업 등으로부터 고액의 금품을 받는다는 점에서 이참에 국회의원의 특혜성 정치자금 창구를 원천 봉쇄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신율(정치학) 명지대 교수는 3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김영란법이 통과되면 국회의원 후원금 모금, 출판기념회 도서 판매는 물론, 정치인들의 관혼상제 고액 부조금 등 이해관계가 얽힐 수 있는 금품 제공까지 금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신 교수는 “민간인이나 하위 공직자들은 3만 원 이상의 밥을 얻어먹어도 김영란법에 따라 처벌받고 국회의원들은 상납성 성격이 짙은 고액 자금을 편법적으로 지원받아도 처벌을 피해 가는 것은 매우 차별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회의원 후원금 모금과 출판기념회 도서 판매 등은 김영란법과 상관없이 국회의원들의 불법 또는 편법적인 정치자금 확보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매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3월 공개하는 고액 기부자 명단을 보면 김영란법에 저촉될 수 있는 사례들이 대거 발견되고 있다.

3일 공개된 2014년 국회의원 고액(연간 300만 원 초과) 후원자 명단에 따르면 대부분의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 정치인, 자영업자, 유관 기관으로 추정되는 회사원 등으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선관위 관계자는 “김영란법이 통과되면 좀 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논리적으로 판단할 경우 이해관계가 있는 당사자의 고액 후원이나 출판기념회 도서 구입은 설사 구체적 청탁 사례가 없다고 할지라도, 충분히 김영란법이 포괄 적용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