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해임건의’에 영향? 각 부처 긴장

경제활성화 관련 높은 점수 방산비리·세월호 관련 최하
공무원연금·노사정 등 현안 ‘총리+부총리’ 협의체 가동

3일 발표된 지난해 정부업무평가에서 해양수산부와 방위사업청 및 원자력위원회 등 세월호 침몰사고의 책임이 있거나 방위산업 비리, 원자력발전소 비리 등과 관련한 부처는 최하위 등급을 받았다. 반면 보건복지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규제혁신과 경제활성화 등을 적극 추진한 부처는 우수 등급을 받아 희비가 엇갈렸다. 이완구 국무총리가 취임 일성으로 “장관 등 기관장에 대해 연 2회 평가한 뒤 성적에 따라 해임을 건의하겠다”고 선언한 상황에서 이날 최하위 성적표를 받아든 부처는 초비상이 걸렸다. 공식적으로는 오는 7월부터 나오는 정부업무 평가결과가 반영된다고 해도 최하 등급이 반복될 경우 장관·청장이 불명예 퇴진하는 0순위에 오를 수 있다는 점에서 긴장감이 역력하다.

2014 정부업무평가에서 최하위인 ‘미흡’ 평가를 받은 외교부·국방부·해수부·방송통신위원회와 차관급인 방사청·원자력위원회·옛 해양경찰청·소방방재청 등이 이에 해당한다. 정부업무평가위원회는 올해 처음으로 정책수요자를 참여시킨 가운데 부문별 전문가 등 656명을 대상으로 42개 중앙행정기관(장관급 21개, 차관급 21개) 평가 결과와 평정사유를 공개했다.

방사청·해수부·해경은 ‘국정과제’ ‘비정상의 정상화과제’ ‘종합평가’에서, 외교부·소방방재청은 ‘규제개혁’ ‘비정상의 정상화 과제’ ‘종합평가’에서 미흡 평가를 받아 최하를 기록했다.

이들 모두 세월호 사고의 원인을 제공했거나 사태 수습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각종 비리 연루의혹이 잇달아 제기되면서 평가 부문별로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반면 기재부는 총투자 증가율 4.4%가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3.5%를 상회하는 등 투자가 성장을 견인하는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받았다.

산업부는 중국, 호주 등과 자유무역협정(FTA)를 타결시키며 해외시장규모를 세계 3위로 끌어올린 공을 인정받았다. 복지부는 기초연금제도 도입,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으로 맞춤형 급여체계를 개편하고, 3대 비급여 항목에 대한 의료비 부담을 대폭 경감했다고 국조실은 평가했다.

한편 이 총리는 국무회의가 끝난 뒤 취임 후 처음으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총리-경제·사회 부총리 협의회’를 열고 앞으로 횟수에 구애받지 않고 수시로 만나 공무원 연금개혁, 노사정 협의 등 산적한 현안에 대해 범정부적으로 대응, 내각운영 방향을 조율해가기로 합의했다. 3인 협의회는 올해 반드시 경제살리기와 국가개혁의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국조실은 밝혔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