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무리수… “코 푼 휴지도 분리수거… 과태료”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코 푼 휴지, 생리대까지 재활용하라고?”

서울시가 3월부터 쓰레기종량제 봉투 안에 종이·비닐류가 들어있으면 과태료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후 시민들의 거센 반발이 터져 나오자 백브리핑을 하는 등 허둥대고 있다. 생활 쓰레기 재활용 분리수거를 서둘러 강화하려다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난 셈이다.

서울시는 3일 오전 생활 쓰레기 재활용 분리 논란 관련 백브리핑을 통해 “2016년 시행 예정인 ‘자원순환 사회전환 촉진법’에 생활 폐기물 매립 금지가 포함돼 있어 긴급하게 분리수거 강화에 나서게 됐다”며 “알리는 기간이 짧은 데다 홍보 전단 내용이 시민들이나 주부들의 눈높이에서 오해할 수 있는 부분도 있었다”고 인정했다. 시 관계자는 “코 푼 휴지나 여성용품 쓰레기(생리대) 등은 분리수거하지 않고 종량제 봉투에 배출하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현재 서울시는 인천시와 수도권 매립지 사용 기간 연장을 협의 중이다.

서울시와 자치구들은 지난 2월 23일쯤 ‘3월부터 쓰레기종량제 봉투 안에 ‘종이나 비닐’이 들어있으면 봉투 수거가 거부되거나 과태료 대상이 됩니다’는 제목의 전단(사진)을 배포한 바 있다. 이후 사이버 공간을 중심으로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됐다. 여기에 기름을 부은 게 박원순 시장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발언이다. 박 시장은 트위터에서 한 네티즌과 대화하면서 코 푼 휴지나 여성용품 쓰레기 역시 처벌 대상이 된다고 자신의 입장을 밝혀 논란이 들불처럼 번졌다. 여론이 심상치 않자 서울시는 이날 오전 사실관계가 왜곡됐다며 백브리핑에 나서는 등 뒤늦게 진화에 나섰지만 시민들의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에 앞서 서울시는 문제가 된 전단을 모두 회수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