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믿을 수 있을까 ‘한국과 기본 가치를 공유한다’는 부분을 삭제한 채 새롭게 올려진 일본 외무성 홈페이지의 한·일 관계 부분. 일본 외무성 동북아시아과에서 2월 작성한 것이다(위 그래픽).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3일 도쿄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전후 체제’와 관련된 자신의 발언을 해명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아베 2월 시정연설 표현과 일치… 홈피 문서로 공식화
“난 역사 수정주의자 아니다” 아베 발언도 진정성 의심
일본 외무성이 홈페이지의 한국 소개 내용에서 ‘자유와 민주주의, 시장경제 등의 기본적 가치를 공유하는 이웃나라’라는 표현을 삭제한 것으로 4일 확인됐다.
일 외무성 홈페이지는 ‘최근의 일·한 관계’ 항목에서 한국을 소개하는 문구 중 ‘우리나라(일본)와 자유와 민주주의, 시장경제 등의 기본적 가치를 공유하는 중요한 이웃나라’라는 대목을 삭제하고 ‘가장 중요한 이웃나라’라는 문구로 대체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전날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나는 역사 수정주의자가 전혀 아니다”고 말했지만 올해 여름 발표할 전후 70년 담화와 관련해 과거 군국주의 침략을 사죄한 ‘무라야마(村山) 담화(전후 50년 담화)’를 사실상 부정하는 내용이 담길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외무성의 한국 관련 기술 변경은 최근 아베 총리의 올해 시정 연설에서 드러난 한·일 관계 관련 기조 변화와 일치한다. 아베 총리는 2013년 2월과 2014년 1월 시정 연설 때 한국에 대해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기본적 가치와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나라” “기본적 가치와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나라”로 각각 규정했지만 올해 2월 연설에서는 “가장 중요한 이웃나라”라고만 칭했다. 반면,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일 3·1절 기념사에서 “양국(한국과 일본)은 자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를 공유하며,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함께 추구해 나가는 중요한 이웃”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의 이 같은 시정 연설 기조가 외무성 홈페이지 문서를 통한 공식화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향후 일본이 과거사 반성은커녕 주변국의 우려를 무시하고 우경화 행보를 가속화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일본 정부는 자위대를 수시로 국외에 파견할 수 있는 일반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2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한 박 대통령의 3·1절 기념사와 관련, 정례회견을 통해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며 “이런 입장을 한국이 확실히 받아들이도록 외교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신보영·정철순 기자 boyoung2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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