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공산당은 ‘부자 정당’? 兩會대표로 ‘슈퍼리치’ 203명 참가

중국의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兩會,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시즌이 3일 정협 개막으로 시작된 가운데 이들 정치행사에 참가하는 대표들 중 부호들이 너무 많아 중국공산당이 ‘부자의 정당’이 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덩샤오핑(鄧小平)의 개혁개방 이후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이 ‘3개 대표론’을 내세우며 이래 부자들과 엘리트를 포용하면서 양회 대표들 중 부자들의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3일 후룬 리포트를 인용, 중국 최고 부자 1273명 가운데 203명이 양회에 참가한다고 전했다. 중국 갑부 7명 중 한 명이 중국 국정 방향을 논의하고 결정짓는 최고 정치 회의에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얘기다.

양회에 참가하는 부자 대표 203명의 총 재산은 4638억 달러(509조668억 원)로 오스트리아 연간 국내총생산(GDP)을 능가하는 규모다. 이들 중 전인대 대표는 106명, 정협 위원은 97명이다. 이들 슈퍼리치 203명은 전체 양회 위원 가운데 4%를 차지한다. 중국 전체 인구 13억5000만 명 중 정협과 전인대 참가하는 대표의 수는 5127명으로 인구 비례로 따지면 27만 명당 한 명이 대표로 양회에 참석하지만 슈퍼리치들은 이들 중 7명 중 한 명이 양회에 참석한다. 전체 13억5000만 명 대비 203명이라는 절대치로 비교하면 대표성에서 더욱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양회에 참가하는 부호들의 평균순자산은 23억 달러로 미국 상·하원 535명 중 재산 순위 상위 4%에 해당하는 22명의 평균순자산 1억2400만 달러는 초라해보일 정도라고 NYT는 전했다. 여기에 미국 국회의원이 재산 목록을 모두 공개해야 하는 반면, 여기 드러난 중국 부호들은 후룬 리포트에서 공개된 목록이라는 점에서 실제 재산 차이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NYT는 이는 중국 정치권 내 부유층의 영향력이 점점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면서 이 중 일부는 이미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거나 산업에 유리한 정책을 유도하기 위해 로비활동을 벌이는 데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 박세영 특파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