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욕설 논란’ 배우 이태임, 公人? 私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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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태임(사진)의 욕설 논란이 프로그램 하차 및 조기 종방으로 이어지며 점입가경이다. 이를 두고 언론과 여론의 지나친 관심이 사태를 키우고 있다는 반응과 함께 ‘공인’으로서 연예인의 자세를 강조하는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다.

이태임은 지난달 말 MBC 예능프로그램 ‘띠동갑내기 과외하기’ 촬영을 펑크냈다. 또한 현재 출연 중인 SBS 주말극 ‘내 마음 반짝반짝’ 촬영에도 불참하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이후 이태임이 ‘띠동갑내기 과외하기’ 촬영 도중 함께 출연한 걸그룹 주얼리 출신 김예원에게 거친 욕설을 퍼부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질타를 받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이 사건의 전말을 담았다고 주장하는 확인되지 않은 글도 퍼져나갔다.

이태임의 행동은 분명 잘못됐지만 법적 처벌을 받을 만큼 중하다고 보긴 어렵다. 하지만 그는 이미 웬만한 범죄자 못지않은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대중의 인기를 기반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연예인들에게 여론은 법과 다름없다. 현재 이태임은 소위 말하는 ‘국민정서법’의 심판을 받고 있는 셈이다.

이태임의 태도가 공인으로서 부적절했다는 지적도 있다. 연예인을 ‘공적인 일’을 하는 공인의 범주에 포함시킬 수 있는지 여부는 비슷한 연예계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도마에 오르는 이슈다. 외국의 경우 연예인을 유명인사라는 뜻을 가진 ‘셀러브리티(clebrity)’로 표현하며 공적 영역에서 분리시킨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외국도 셀러브리티의 가십에 관심이 많지만 그들의 사생활과 연예활동을 비교적 명확하게 구분 짓는다. 패리스 힐턴이 숱한 사건 사고에 휘말리지만 별다른 제약 없이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 그 예”라며 “하지만 국내 정서상 이런 구분이 명확하지 않고, 연예인들에게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곤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태임의 행동을 사적인 잘못으로만 봐선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그가 방송 녹화 도중 문제를 야기했고, 이로 인해 프로그램 제작에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불특정 다수에게 송출되는 지상파 방송은 개인의 소유가 아니라 공공을 대상으로 한 공기(公器)라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편성은 시청자와의 약속이고, 편성된 프로그램이 송출되지 않거나 송출 도중 방송 사고가 발생했을 때 전 국민을 상대로 사과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프로그램 제작에 피해를 주고 프로그램 폐지설까지 불거지게 만든 이태임의 잘못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이번 논란에 대해 입을 닫고 있던 이태임의 소속사는 4일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이태임이 특정 신체 부위가 부각되고, 수많은 악플과 조롱의 대상이 되며 극심한 신체적, 정신적 컨디션 난조를 보였다”며 “자신의 행동에 깊이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으며,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결국 이태임은 ‘띠동갑내기 과외하기’에서 하차하고, 조기 종방이 결정된 ‘내 마음 반짝반짝’의 출연 분량도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하지만 사태의 쟁점인 ‘욕설 논란’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SBS 관계자는 “이태임의 문제와 조기 종방은 별개”라면서도 “이태임의 녹화 불참을 비롯해 일련의 사건이 드라마의 이미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쳐 안타깝다”고 말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