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임금인상’ 드라이브… ‘커진 稅부담’ 기업 설상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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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부담 갈수록 눈덩이… 노동계선 4월 총파업 선언

기업의 투자와 임금 인상, 배당을 독려하기 위한 ‘기업소득환류세제’(일명 ‘사내유보금 과세’)가 6일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가는 가운데 기업 임금을 올려 경제를 살려 보겠다는 정부의 정책에 경제계의 우려와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기업소득환류세 시행과 최저임금 대폭 인상 등을 통해 근로자의 ‘주머니’를 채워 주고 이를 통해 내수 침체를 타개하자는 게 정부 의중이지만, 기업들은 “현실을 모르는 이야기”라며 항변하고 있다. 특히 기업실적 악화 속에 통상임금 확대와 내년부터 시행되는 정년 60세 연장 등으로 이미 인건비 부담이 가중된 상황에서 또 다른 인건비 부담을 강요할 경우 기업들 자체가 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휘청일 수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더욱이 노동계가 ‘4월 총파업’을 예고해 놓은 상황에서 정부와 여당이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강하게 밀어붙일 움직임을 보이자 재계 안팎에선 “정부와 여당, 노동계가 기업들의 호주머니를 털기 위해 협공하는 것 같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6일 재계에 따르면 기업소득환류세제가 입법예고를 거쳐 이날부터 시행된다. 자기자본 500억 원 이상의 기업이 투자와 배당, 임금 증가 등이 당기순이익의 일정 비율 이하일 경우 미달액에 대해 10%의 법인세를 추가로 매기는 제도다.

정부는 기업소득환류세제 시행으로 기업소득이 가계소득(임금인상)으로 흘러가면 경기회복의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최저임금도 인상되면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정부 판단이다.

그러나 재계는 결과적으로 정부의 재정 부담을 기업에 전가하는 것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저임금 인상을 주장한 직후,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올해 적정 임금 조정률을 1.6% 범위 내에서 조정할 것을 회원사에 권고했다. 경총은 “대기업 정규직 근로자와 중소기업 비정규직 근로자 간 임금격차가 심화되고 있어, 고임금의 대기업은 물론 성과가 좋은 기업도 임금 인상을 최대한 자제하고 그 재원으로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해소해 나가야 한다”며 임금 인상 자제를 요청했다.

실제 최저임금위원회가 지난해 실시한 최저임금 적용 효과에 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최저임금 인상으로 기업의 순이익이 감소했다는 응답이 2.53점(5점 만점)으로 전년(2.48점)에 비해 증가했다. 인건비 부담이 더 늘었다는 응답도 3.62점으로 역시 전년(3.59점)에 비해 늘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기업 이익은 감소하고 인건비 부담은 증가한 것이다. 최근 대내외 경영환경이 악화하면서 일선 산업현장에서는 임금 동결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계도 4월 총파업을 선언하고 나서 기업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면서 정부와 노동계가 기업을 압박하는 모양새”라며 “경쟁국들은 일제히 법인세 인하 등으로 자국 기업 경쟁력 향상에 힘을 쏟는데 우리나라는 정반대 방향”이라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