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강력 리더십, 中 공산당 붕괴 부를수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고강도 반부패 투쟁 역작용… 부자들 도망갈 준비돼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중국 전문가가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체제가 강력한 전제정치 탓에 사회적·정치 시스템적인 압박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중국 공산당 통치가 붕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데이비드 샴보(사진) 조지워싱턴대 중국정책연구원장은 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한 ‘다가오는 중국의 붕괴’라는 다소 자극적인 제목의 글을 통해 이렇게 주장했다. 그는 중국에서 연간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兩會,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열리는 가운데 이에 대해 “알록달록한 소수 민족 전통의상을 입은 대표와 도시 부호들을 포함해 3000여 명의 ‘선출된’ 대표들이 모여 앉은 모습을 보면 중국 정치 시스템의 건재함을 알리는 인상 깊은 회의라 여길지 모르지만 이는 심각한 약점을 가리고 있다”면서 “겉으로만 한목소리를 내는 것처럼 보여줄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중국의 정치 체제는 심하게 파손된 상태이며 시 주석은 강력한 반부패투쟁으로 공산당 통치 체제를 떠받치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시 주석의 강력한 전제정치는 중국 사회에 심각한 스트레스를 주고 있는 상태로, 그는 미하일 고르바초프의 안티테제(반정립)로 이 같은 길을 선택했지만 오히려 같은 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면서 구소련의 붕괴와 중국의 현 상황을 결부시켰다.

그는 현재 중국 공산당 통치 체제가 취약해진 점을 시사하는 사례로 △경제 엘리트 집단의 탈중국 현상 △언론과 예술, 시민단체 및 인권단체 억압 △사상학습의 억지 △강력한 반부패 투쟁의 부작용 △경제 둔화 등을 들었다. 그는 “중국 부자들은 조기유학, 원정출산, 해외 부동산 투자 등으로 시스템이 무너지면 언제든 도망갈 준비를 하고 있다”며 막대한 수의 억만장자들이 해외로 떠나고 있는 현상을 지적했다. 두 번째는 시 주석 체제 이후 시짱(西藏·티베트)과 신장(新疆) 위구르는 물론 언론·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영화·예술·지식인 등에 대해 강력한 억압을 가하고 있다는 점을 들며 과도한 억압은 당 지도부의 불안감을 반영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세 번째로 ‘중국의 꿈’으로 상징되는 시진핑 정부의 이념적 목표와 가치가 모호한 점이 중국 지도부를 흔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강력한 반부패 운동을 실시하고 있지만 주로 정적 진영을 타깃으로 삼는 캠페인으로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부작용도 나타난다는 것이다. 마지막은 중국 경제성장의 둔화 현상은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개혁정책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양회 기간에도 중국의 반부패 사정은 계속 진행됐다. 중국 공산당 사정·감찰 총괄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8일 홈페이지를 통해 광둥(廣東)성 제양(揭陽)시 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주임 천옌화(陳延華)와 자오칭(肇慶)시 정협 부주석 양융(楊永)을 “중대한 기율 위반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베이징 = 박세영 특파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