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at >아우디, 서킷서 최고시속 240㎞… 구글, 운전대·페달 없애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운전자와 뒷자리 동승자가 마주 볼 수 있도록 설계된 메르세데스-벤츠의 무인 자율주행 콘셉트카 ‘F015 럭셔리 인 모션’의 실내 모습.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제공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BMW가 개발 중인 무인 자율주행차. BMW코리아 제공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모하비사막에서 자율주행에 나선 현대차 제네시스. 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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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車 기술 어디까지 왔나

운전대에서 손을 떼도 스스로 알아서 달리는 차. 상상 속에서만 가능할 것 같던 ‘무인차(자율주행차)’ 시대가 열리고 있다. 미래 자동차기술의 핵심으로 꼽히는 무인차는 운전자가 운전대나 가속페달, 제동장치 등을 조작하지 않아도 도로 정보를 파악해 자동으로 움직이는 차를 말한다. 자동차에 사람이 타고 있기 때문에 무인차 대신 자율주행차로 불리기도 한다.

현재 구글을 선두로 애플, 소니, 우버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앞다퉈 무인차 개발에 뛰어들고 있고, 메르세데스-벤츠와 아우디, BMW,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업체들도 잇따라 관련 기술을 선보여 주목을 받고 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무인차 등장에 따라 자동차의 자동화 레벨을 5단계로 정의했다. 0단계는 운전자가 모든 기능을 작동해야 하는 완전 비자동화 단계이고 1단계는 제동장치 등 일부 기능에서 자율주행 기술의 도움을 받는 단계다. 2단계는 두 가지 이상의 기능을 통해 자동운전이 가능한 단계이며 3단계는 돌발 상황에서만 운전자가 개입하는 단계로, 고속도로에서는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4단계는 운전자가 목적지만 입력하면 출발부터 도착까지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단계로 시내주행도 문제없다.

보스턴컨설팅 그룹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오는 2035년이면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의 25%가 무인차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 가운데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차는 1200만 대, 부분 자율주행이 가능한 차는 18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무인차 개발에 가장 앞서 있는 기업으로는 IT업체인 구글이 첫손에 꼽힌다. 이미 무인차를 이용해 100만㎞ 이상의 무사고 주행을 기록한 구글은 지난해 12월 본격적인 무인차 콘셉트카를 내놓고 올해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도로에서 시험주행에 나서고 있다. 2∼5년 내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구글 무인차(아래 작은사진)는 운전대와 페달, 브레이크 등이 모두 사라진 완전 무인차로 차량에 탑재된 센서를 통해 얻은 고해상도 데이터를 3차원(3D) 지도로 분석해 주행이 이뤄진다.

애플도 코드명 ‘타이탄’이라는 이름의 특수사업부를 만들어 무인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CBS 제휴사인 KPIX는 지난달 애플의 무인차 개발 착수 근거로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북동쪽 50㎞에 위치한 콩코드시에서 카메라와 센서 장비를 지붕에 탑재한 수백 대의 크라이슬러 ‘닷지 캐러밴’의 모습을 제시했다. 이 차들에는 12개의 카메라와 라이다(Lidar)센서가 장착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다는 레이저를 이용해 지형 정보를 얻는 고성능 측량기기다. 외신들은 애플이 지도 제작이 아닌, 무인차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주행실험을 하고 있다고 잇따라 보도했다. 또 애플은 무인차 운영체제(OS)와 관련된 특허 45건을 미국 특허청에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버 역시 피츠버그에 연구소를 세우고 무인차 기술 개발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소니도 최근 로봇자동차 분야 벤처기업의 지분을 인수하고 무인차 개발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IT업체들의 공세에 맞서 기존 완성차업체들 역시 무인차 기술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아우디는 지난 1월 CES 2015에서 ‘잭’이라는 이름의 ‘A7’ 자율주행 콘셉트카를 선보여 화제가 됐다. 20여 개의 센서를 장착한 이 차는 실리콘밸리 스탠퍼드를 출발해 약 900㎞를 스스로 주행한 끝에 CES 개막 전날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 도착했다. 앞서 아우디는 지난해 10월에는 독일 호켄하임링 서킷에서 ‘RS 7’ 자율주행 콘셉트카로 17개 커브로 구성된 4.574㎞ 코스를 최고 시속 240㎞로 완주하기도 했다.

30년 넘게 무인차 관련 연구를 이어오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 2013년 최초로 시험차량을 이용해 도심 및 시외 교통환경에서 자율주행 실험을 성공시킨 바 있으며 올해 CES에 역시 자율주행이 가능한 ‘F015 럭셔리 인 모션’을 공개했다. 벤츠는 오는 2020년 완전한 무인차를 선보이고 양산차에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이는 첫 제조사가 된다는 계획이다. BMW 역시 올해 CES에서 무인차 핵심 기술의 하나로 운전자가 미리 차에서 내린 상태에서 원격으로 조정해 주차할 수 있는 무인 자동주차 기술을 선보였다.

국내에서는 현대차가 지난 6월 ‘무인 호송차’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화제가 됐다. 신형 제네시스 6대가 미국 모하비 사막을 일렬로 주행하다 대형 트레일러가 앞에서 급정거하자 차량이 스스로 알아서 급정차하는 영상이었다. 무인차 개발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현대차는 차량 전방 레이더 센서로 앞 차량과의 거리를 감지해 상대 거리를 자동 유지시켜 주는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과 ‘전방 추돌 경보 시스템’ 등 무인차 관련 기술들을 차례로 개발, 양산차에 적용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완전 무인차 개발을 위한 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를 진행 중이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