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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5년 03월 16일(月)
비디오 지나 모바일 시대에도… 라디오는 여전히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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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MBC 라디오 FM4U ‘배철수의 음악캠프’ DJ 배철수, SBS 러브FM ‘2시의 뮤직쇼’의 김기덕, SBS 파워FM ‘박소현의 러브게임’의 박소현, KBS Cool FM ‘황정민의 FM대행진’의 황정민, SBS 파워FM ‘최화정의 파워타임’의 최화정(사진 왼쪽).
영국 밴드 버글스는 틀렸다. 1979년 ‘비디오 킬드 더 라디오 스타 (Video killed the radio star)’를 발표했지만 26년이 지난 지금, 라디오는 버젓이 살아 있다. 게다가 비디오 시대에 묵묵히 라디오 부스를 지킨 이들은 진정한 ‘라디오 스타’로 거듭났다. 지난 12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는 ‘배철수의 음악캠프’25주년 기념 간담회가 열렸다. 1990년 3월 19일 처음 마이크를 잡은 후, 방송 시간만 무려 1만8000시간이 넘는다. 산술적으로 2년이 넘는 시간을 라디오 부스에서 보낸 셈이다. 배철수는 “잠깐 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까지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와 같은 생각으로 부스를 열었다가 그 매력에 빠져 라디오 스타로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 적지 않다. ‘10년 정도 해야 명함을 내민다’는 라디오 시장에서 숨은 라디오 스타들이 청취자들의 귀와 마음을 달래고 있다.

◇20년은 기본, 30년은 선택, 40년은 ‘역사’

현존 최장수 DJ는 김기덕(이하 현역 DJ 기준)이다. MBC 입사 후 1973년 ‘FM 스튜디오’를 시작으로 ‘2시의 데이트’와 ‘별이 빛나는 밤에’ ‘골든 디스크’ 등을 진행했다. 2010년 37년 만에 잠시 마이크를 놓고 짧은 휴식기를 가진 그는 이듬해 SBS ‘2시의 뮤직쇼’로 자리를 옮겨 5년째 맡고 있다. 라디오와 함께 산 그의 삶은 42년이다.

1975년부터 1996년까지 진행한 ‘2시의 데이트’는 만 22년 동안 제목이 바뀌지 않고 방송돼 단일 프로그램 최장수 진행으로 영국 기네스협회로부터 인증서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 기록은 25년간 ‘음악캠프’의 터줏대감 역할을 한 배철수가 넘어섰다.

김기덕에 이어 김창완이 DJ 인생 40년을 목전에 두고 있다. 1978년 TBS ‘7시의 데이트’를 시작으로 쉼 없이 청취자들과 만난 김창완은 2000년 10월 2부터 현재까지 15년째 SBS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에 출근 도장을 찍고 있다. 애주가로 소문난 김창완이지만 37년간 단 한 번도 라디오 진행을 펑크 낸 적이 없다. 내후년 청취자들은 40년간 라디오를 진행한 또 한 명의 ‘역사’와 무난히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30년 외길 인생, 본업도 버렸다

1973년 처음 방송된 국내 최장수 라디오 프로그램인 MBC ‘싱글벙글쇼’ 하면 자연스럽게 강석-김혜영 콤비가 떠오른다. 허참, 송해 등을 거친 ‘싱글벙글쇼’는 1984년부터 강석이 진행자로 앉았고 1987년 김혜영을 짝으로 맞았다. 이후 두 사람은 28년째 호흡을 맞추고 있다. 2005년 MBC가 20년간 라디오를 진행한 DJ에게 주는 ‘골든마우스’를 수상한 강석은 31년째 마이크를 잡고 있다.

강석과 김혜영은 코미디언으로 데뷔했다. 하지만 DJ를 맡은 후 그들은 본업을 뒤로하고 라디오 진행에 매진했다. 1988년에는 김혜영이 결혼식을 마친 후 웨딩드레스를 입고 방송을 진행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당시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떠난 김혜영은 제주 MBC 스튜디오를 찾아 강석과 이원 생방송으로 ‘싱글벙글쇼’를 진행했다.

최유라 역시 26년간 라디오 외길 인생을 걷고 있다. 1989년 MBC ‘정재환, 최유라의 깊은 밤 짧은 얘기’를 시작으로 1991년 ‘서세원, 최유라의 100분쇼’를 거쳐 1994년 ‘지금은 라디오시대’ 안방마님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2006년부터 투입된 가수 조영남과는 10년째 찰떡궁합을 자랑한다.

◇20년, 장수 DJ의 기준

20년 안팎이 되는 동안 DJ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은 의외로 많다. 최화정은 1990년 KBS 라디오 ‘당신이 최고’ 이후 ‘활기찬 새 아침’ ‘최화정의 가요 광장’을 거쳐 1996년부터 20년째 SBS ‘최화정의 파워 타임’을 이어오고 있다. 개국과 동시에 시작한 만큼 SBS 역사의 산증인이라 할 만하다. 1994∼1997년 MBC ‘FM데이트’를 거친 후, 1999년부터 현재까지 16년간 SBS ‘러브 게임’의 DJ를 맡고 있는 박소현 역시 SBS 라디오를 대표하는 얼굴이다.

이 외에도 이금희는 KBS ‘사랑하기 좋은 날’을 1998년 전신인 ‘가요산책’ 때부터 맡아 17년째 청취자들과 만나고 있고, 황정민 아나운서 역시 1998년부터 ‘FM대행진’의 얼굴로 활약 중이다. 양희은, 노사연, 박철 역시 장수 DJ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름이다.

“‘음악캠프’는 내 삶이고, 가장 친한 친구이기도 하고, 또 애인”이라는 배철수의 말마따나 프로그램을 곧 자신이라 생각하는 DJ들이 있기에 어떠한 매체 변화기가 도래해도 라디오 스타들은 반짝반짝 빛날 것이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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