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CT & Science >“우리 아직 안 죽었어”… MS·인텔 ‘모바일 반격’

-Microsoft
윈도10, 스마트폰·웨어러블서 구동
MS오피스, 아이폰 등서 무료 사용
나델라 CEO “모바일 퍼스트” 선언

-intel
퀄컴·삼성에 모바일 반도체 밀리자
中 저가 조립 태블릿PC 공략해 성공
새 모바일AP 출시… 프리미엄 겨냥

‘제국의 역습(The Empire Strikes Back)!’

모바일 시대로 넘어오면서 ‘지는 해’로 인식되던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이 부활하고 있어 주목된다. 양사는 특히 최근 모바일 분야에서 혁신적인 시도에 나서며 과거 제국의 영화(榮華) 재현을 위한 발판을 마련 중이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월 21일 미국 위싱턴주 레드먼드 사옥에서 열린 소비자 프리뷰 행사에서 윈도10의 기능을 소개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제공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PC와 운영체제(OS) 윈도, 그리고 PC 윈도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MS오피스라는 ‘집착’에서 벗어나고 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5’에서 인텔 프로세서 ‘아톰X’ 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다. 인텔 제공

실제 MS는 지난해 12월 이후에만 애플 아이(i)OS와 안드로이드, 태블릿PC를 기반으로 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하는 3개의 자그마한 기업을 인수했다. 2억 달러를 투자한 어컴플리는 안드로이드와 iOS용 이메일 시스템을 개발하는 업체이고 하키앱은 독일에 있는 모바일 앱 개발 업체다. 선라이즈 역시 모바일과 PC상에서 제공되는 인기 달력 앱이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루미아 640’폰.

MS오피스도 윈도의 틀에서 벗어났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iOS에서 MS오피스의 일반 기능을 무상으로 제공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향후 출시될 안드로이드 버전의 MS오피스 역시 무료로 제공될 예정이다. 지금까지 MS오피스와 윈도는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는 관계였으나 이제는 각기 제 갈 길을 가게 됐다. 모바일 시대에도 윈도와 MS오피스의 특수관계가 지속되면 모바일 시대에는 둘 다 생존이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이 같은 변화는 모바일 우선 전략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초 취임한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는 취임 직후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클라우드 우선(First), 모바일 우선(First)”이라는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사실 윈도에 갇혀 있으면 MS오피스는 모바일로 나갈 수 없다. 모바일은 윈도가 아니라 안드로이드와 iOS가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공개된 윈도10에서도 모바일 우선 전략을 읽을 수 있다. 윈도10은 PC와 스마트폰, 스마트TV와 웨어러블에도 적용할 수 있는 통합 OS다. 윈도10 발표 이후 지난해 11월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는 2000년 이래 최고치인 50.04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PC 시대를 지배했던 반도체 업체 인텔도 귀환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인텔의 성장에는 태블릿PC가 있다. 인텔은 모바일용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 퀄컴과 삼성전자에 밀리자 중국의 저가 조립식 태블릿PC인 ‘화이트박스’ 시장을 비롯해 주로 중저가형 시장을 겨냥한 영업과 마케팅을 활발히 진행한 바 있다.

최근에는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새로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제품도 내놨다. 인텔은 최근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기존 저가 태블릿PC에 탑재됐던 ‘아톰Z’보다 한 단계 진일보한 모바일 AP ‘아톰X’ 시리즈를 선보였다.

퀄컴의 스냅드래곤 시리즈처럼 모바일AP와 모뎀칩이 하나로 구현된 통합칩 형태이며, 윈도와 안드로이드 64비트 OS를 지원한다.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은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배수진을 쳤다는 공통분모를 지니고 있다”면서 “이제 실패를 거듭하면 모바일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IT 시장에서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는 절박함이 있다”고 말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