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티잉 그라운드에서 왼편으로 돌산도 앞바다의 시원함이 한눈에 들어오는 돌산도 코스 3번 홀은 파4 홀로 그린까지 완만한 오르막 지형인 데다 페어웨이 중간부터 그린 주변까지 6개의 벙커가 도사리고 있다. 여수 경도골프&리조트 제공
지난주 금요일, 오후 4시 25분에 집을 나섰다. 금요일이라 경부고속도로 대신 서해고속도로, 천안∼논산고속도로, 완주∼순천고속도로를 타며 전남 여수 국동항 선착장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경도행 배에 올랐는데 승용차 한 대와 두 사람의 승선료가 5500원이라 했다. 배가 후진하는가 싶더니, 어느새 경도에 도착했으니 하선하라고 했다. 5분도 안 걸린 듯했다. 그날 밤 골프장 내 콘도에서 묵었다.
이튿날 아침 7시가 되자 맞은편 돌산도 쪽에서 해가 떠오르면서 앞바다를 잔잔한 황금물결의 세계로 만들어 버렸다. 경도골프장 클럽하우스는 팔각지붕을 한 커다란 한옥이다. 식당에 들어섰더니 돌산도 코스가 한눈에 들어왔다. 특히 해안가를 따라 왼쪽으로 활처럼 굽어진 9번 홀 모습이 코스의 난이도와 풍광이 보통이 아닐 것임을 대변해 주고 있는 듯했다.
이곳은 전체 면적이 240만㎡가 넘는다고 했다. 동남쪽으로는 돌산도, 서쪽으로는 여수시 화양면을 이루고 있는 여수반도의 남단, 그리고 남서쪽으로는 금오도를 중심으로 하는 크고 작은 여러 개의 섬으로 둘러싸여 있는 섬이다. 원래는 섬 전체가 고래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해서 고래 경(鯨) 자를 써서 ‘경도(鯨島)’라고 불렀지만, 고려 말 왕의 후궁이 귀양 온 것을 계기로 경도(京島)로 바뀌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다가 일제하에 시행된 행정개편 때 ‘주위가 거울처럼 물이 맑은 호수와 같다’는 뜻에서 거울 경(鏡) 자와 호수 호(湖) 자를 써서 경호동으로 불렸다고 한다. 오동도 코스의 1번 홀에서 2번 홀로 이동하는 왼편에 커다란 해송이 한 그루 자리하고 있다. ‘소원수’라 불리는 이 나무는 수령이 650년은 되었다고 하니, 이 해송만이 경도의 진실을 가장 잘 알고 있을 것 같았다.
경도골프장은 주변의 대표적인 섬의 이름을 따 오동도 코스, 돌산도 코스 그리고 금오도 코스 등 9홀씩 모두 27홀로 조성됐다. 공기업인 전남개발공사 산하의 전남관광㈜이 직접 조성한 대중골프장이다. 지난해 문을 열자마자 골퍼들에겐 꼭 한 번 가볼 만한 ‘명 코스’로 평판을 얻고 있다. 필자 역시, 이런 진면목을 확인하기 위해 찾아왔다.
이곳을 얘기하면서 바다를 빼놓을 수 없다. 3개의 코스에서 보는 바다의 풍광은 서로 달랐다. 특히 금오도 코스의 4번 홀부터 7번 홀까지 만나게 되는 바다 풍경은, 절경이자 백미였다. 파3 홀인 오동도 코스 2번 홀은 이곳에서 가장 고도가 높은 곳에 있다. 그래서 그 홀에 올라서면 코스가 한눈에 들어온다. 같은 코스의 9번 홀도 파3 홀인데 바다를 건너는 티샷을 해야 한다. 돌산도 코스의 6번 홀은 길이가 590m나 되는 파5 홀이다. 바다에 접해 있어 언제나 맞바람이 불 것 같았다. 더구나 페어웨이는 좁고 바다 쪽으로 비스듬하게 기울어져 있어서, 경도골프장에서 가장 난도가 높은 홀일 것 같았다. 돌산도 코스의 9번 홀도 파5 홀인데 오른쪽으로 활 모양으로 휘어져 있어 흥미진진한 홀이었다.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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