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 최저임금 증가율 OECD 3위… GDP 앞지른 ‘숨찬 인상’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특위 회의 김대환(왼쪽 세 번째)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장이 2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5차 노동시장구조개선특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인당 GDP 대비 ‘평균 상회’
기업들 ‘임금 쫓아가기’ 벅차

우리나라의 연간 실질 최저임금 증가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5개국 가운데 세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 금액 자체는 OECD 회원국 중 중위권에 속해 있지만 증가율이 너무 빨라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기업들도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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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OECD와 최저임금위원회 임금실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평균 실질 최저임금은 지난 2013년 현재 1만1133달러로, 연평균 증가율이 4.70%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증가율은 데이터가 있는 OECD 회원국 25개국 가운데 헝가리(6.11%)와 에스토니아(6.08%)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것이다.

반면 미국은 0.41%, 영국 1.85%, 프랑스 1.39%, 일본 1.31% 등 주요 선진국들의 연간 최저임금 증가율은 1%대 수준으로 나타났다.

OECD 국가들과 비교해 보면 연간 최저임금 수준이 바닥을 기는 것도 아니다. 최저임금위원회의 ‘2014년 임금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현재 OECD 25개국 가운데 한국의 시장 임금 대비 최저임금은 중위값 기준, 평균값 기준 모두 16위에 올라 있다.

임금 규모로도 시장 환율 기준으로는 14위, 구매력 평가 환율 기준으로는 10위를 차지하고 있다. 2013년 현재 시장 환율 기준 한국의 최저임금은 1만2038달러로 25개국 중 14위를 차지했다. 구매력 평가 환율로 계산한 최저임금도 1만5576달러로 10위에 올라있다.

한국보다 최저임금이 높은 나라는 호주(2만1271달러)와 벨기에(2만1542달러), 캐나다(1만6654달러), 프랑스(2만371달러), 아일랜드(1만9480달러), 룩셈부르크(2만1200달러), 네덜란드(2만2022달러), 뉴질랜드(1만9711달러), 영국(1만7628달러) 등이다. 미국(1만5080달러)과 일본(1만5034달러)은 오히려 우리나라보다 절대 금액이 적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경제 체력’보다 최저임금이 더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국내 기업들이 ‘최저임금 쫓아가기’가 벅차다는 것이다. 2013년 현재 구매력 평가 환율 기준, 우리나라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3만3791달러로 25개국 중 11위지만, 연간 최저임금 순위는 10위로 1인당 GDP 순위를 앞서 있다. 이에 따라 1인당 GDP에서 최저임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46.09%로 10위를 차지하고 있다. OECD 평균치(40%)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런 이유로 최저임금조차 지급하지 못하는 기업 비율을 나타내는 ‘최저임금 미만율’이 2003년 4.9%(68만9000명)에서 2013년에는 11.4%(208만6000명)로 급증했다.

재계 관계자는 “최저임금 미만율이 급증했다는 것은 최저임금이 노동시장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인상됐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