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여객기’ 부조종사 자살충동 치료 받았다

‘고의추락’ 사고 결론땐 보상금 사상최고액될 듯

여객기를 고의 추락시켜 탑승객 150명을 몰살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저먼윙스 부조종사 안드레아스 루비츠가 우울증뿐만 아니라 자살충동 성향 때문에 치료를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독일 뒤셀도르프의 크리스토프 쿰파 검사는 30일 기자회견에서 루비츠가 조종사가 되기 몇 해 전 자살 성향을 포함한 정신질환 치료를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루비츠는 2008년부터 저먼윙스의 모기업 루프트한자 트레이닝센터에서 조종훈련을 받았으며, 2013년 조종사 자격을 획득해 저먼윙스에 취업했다. 그가 2009년 우울증으로 인해 약 6개월 동안 훈련을 중단하고 약 1년 반 동안 상담치료를 받았다는 것은 이미 공개됐지만, 자살충동에 관한 치료까지 받았다는 것은 새롭게 밝혀진 부분이다. 쿰파 검사는 “그러나 고의적 추락행위를 이끈 동기와 (최근) 정신질환에 관한 증거는 찾지 못했다”는 말로 자살충동 치료와 추락을 성급하게 연관 짓는 데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냈다. 또 루비츠가 시력 장애를 겪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시력에 악영향을 주는 질환을 앓았음을 보여주는 자료는 없다”고 덧붙였다.

조종사에 의한 ‘고의추락’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저먼윙스 또는 루프트한자가 희생자 유가족에게 지급하는 보상금이 항공업계 사상 최고액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9일 희생자 1인당 최대 1000만 달러(약 111억 원) 배상, 총 3억5000만 파운드(5741억 원)를 전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7일자 기사에서 총 배상금을 최소 3억 유로로 내다봤고, 인디펜던트는 28일 항공사 측이 ‘무한대(unlimited)’ 배상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1999년 제정된 항공기 사고 보상 규정인 ‘몬트리올 협약’에 따르면 단순 사고일 경우 탑승객 1명당 배상금이 11만3100SDR(SDR·국제통화기금 특별인출권)를 넘지 않도록 제한하고 있지만, 이번 사고가 조종사에 의한 고의추락으로 확인될 경우 보상액 제한이 사실상 없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한편 오는 4월 17일 독일 쾰른 대성당에서 저먼윙스 추락 희생자 150명을 추모하는 공식 행사가 개최된다. 이 자리에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요하임 가우크 대통령이 참석한다고 dpa통신 등이 전했다.

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