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난 안전’ 도시가 불안하다 - 下>“GPR 지반탐사, 인원·예산 부족해 4일 걸려”…개선 필요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空洞을 찾아내라 지난 3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 앞 도로에서 서울시 품질시험소 도로포장연구센터 직원들이 지반탐사 레이더(GPR)를 이용, 싱크홀 및 공동 발견을 위한 탐사작업을 벌이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지자체 유일 탐사레이더 보유
세종대로 좌우폭 20m 조사
교통통제에도 시민 불만 없어

‘1시간 1㎞ 탐사’ 장비 한계
‘시간당 40㎞ 탐사’ 8월 도입

지난 3일 오후 3시쯤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 앞 도로. 서울시 품질시험소 도로포장연구센터 직원들이 도로 균열지점에 대한 지반탐사작업을 위해 도착했다.

4인 1조(육안조사 1명, 탐사 1명, 차량통제 및 장비부품 2명)로 구성된 이들은 먼저 차에서 GPR(Ground Penetrating Rader·지반탐사 레이더) 장비를 내리기 전에 육안으로 현장을 살펴본 뒤 격자(바둑판 모양) 형태의 탐사구간을 설정했다. 전체 탐사폭은 가로·세로 각 20여m. 이어 위에서부터 전용모니터, 본체, 안테나로 구성된 장비를 세팅하고 난 뒤 교통통제를 시작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싱크홀(땅꺼짐)과 공동(空洞·땅속 빈 공간)이 동시다발적으로 발견되면서 시민들도 불평불만을 드러내지 않고 지반탐사 작업을 위한 교통통제에 적극 협조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20여 분쯤 탐사가 진행되자 지나가던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도 신기한 듯 관심을 보였다. 한 시민이 “그게 뭐하는 거냐?”고 묻자 탐사요원은 “싱크홀 탐사 중”이라고 말했고, 바로 “그곳은 어떠냐?”고 질문을 잇자 “현재는 이상 없는 것으로 나오는데, 자세한 탐사결과가 나오기까지는 1주일 정도 걸린다”고 친절하게 답했다.

서울시가 싱크홀과 공동으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전국 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실시하는 GPR 활용 지반탐사 작업현장이다. 손수레 형태로 끌고 다니는 이 GPR 장비는 스웨덴산으로 대당 1억5000만 원을 호가하며, 주로 사용하는 800㎒ 안테나는 땅속 80㎝까지 신호를 보내 이상 유무를 알려준다.

탐사요원이 탐사를 진행하면서 바로 볼 수 있는 모니터는 반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화면 오른쪽의 아날로그 신호가 화면 왼쪽의 디지털 신호로 변환되는 방식이다.

아날로그 파형을 디지털로 변환한 뒤 파형이 균일하면 땅속도 양호하다는 뜻이고, 만약 이상 시에는 불규칙 파형(전문용어로 이상 신호)이 나타나게 된다. 현장탐사 과정에서 이상 신호가 감지되면 탐사팀은 곧바로 현장을 유지한 채 보링(boring·구멍 뚫기)을 실시, 현장에서 이상 유무 파악에 들어간다.

현장에서 이상 징후가 보이지 않았다고 해서 끝은 아니다. 탐사 데이터를 사무실의 분석용 PC로 전송해 해석 소프트웨어를 사용, 파형 분석으로 최종 이상 유무를 판단하게 된다.

이날 현장에서 탐사를 진행한 품질시험소 관계자는 “탐사에 하루, 분석에 이틀, 보고서 작성에 하루 정도 걸린다”면서 “현재는 인원이 부족해 탐사·분석팀을 같이 운용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따로 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는 이 장비가 한 시간에 1㎞ 정도의 거리만 탐사할 수 있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오는 8월 평균시속 40㎞로 도로 위를 달리면서 땅속 1.5m까지 탐사 가능한 6억6200만 원 상당의 장비 1대를 도입하기로 했다.

김윤림 기자 bestman@munhwa.com